비법이라기 보다는 여기 쓰신 여러 분들의 많은 생각에 동의하는 한 마디 덧붙여보려고 합니다. 6월 pbt보려고 한 달쯤 공부했었고 어제 일본서 시험 치기 전에 2주 쯤 준비했습니다. 영어때문에 고민해본 적 없었는데 gre공부하면서 참으로 겸손해졌고, 제가 간과하고 있던 부분을 익히게 해주어서 한 편 gre가 고맙기도 했습니다.
평소에 자막없이 영화를 보거나 원서를 읽기도 하는데 영어공부를 하려고가 아니라 only for pleasure였기 때문에 영어를 두려워하지는 않았지만, 제가 놓쳤던 부분이 이해력에 크게 지장을 주지 않는 어휘나 표현들은 한 번도 찾아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gre 어휘 공부를 하고 나서 읽었던 소설책을 다시 보니 제가 신경쓰지 않았던 단어들이 90%이상 gre 어휘였습니다. 어제 가야바초에서 나리타까지 오는 지하철, 공항에서 4시간, 집에 오는 비행기에서도 계속 읽던 소설책을 읽었는데요, 평소에 모른채 지나쳤을 모든 단어들이 너무나 친숙하게 이해가 되더군요. 그리고 이야기가 더욱 생생하게 머리 속에 영화처럼 펼쳐지는 느낌도 들구요.
제가 드리고 싶은 말은요,,, gre를 너무 미워하지 마시고, 여러분의 영어실력을 더욱 풍부하게 해 줄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을 가지시고 하시면 좀 덜 힘들지 않을까 하는 것입니다. gre 공부하기 이전에 저의 영어실력의 헛점을 알게 된 계기는 동화책이었습니다. 큰아이에게 영어 동화책을 읽어주면서 우리나라에서 정규 영어교육을 받았을 때 놓쳤던 많은 어휘, 표현들을 서른이 넘어 이제야 알게 되었던 겁니다. gre 역시 영어실력의 또 다른 허술한 부분을 채워 줄 수 있을 것같네요.
그리고 한 마디 더 하자면, 최고득점을 받으려고 애쓰시는 분들이 너무 많으신 것같아요. 저도 1500+을 받아야 하는지 고민도 하고 여기저기 사람들이 써놓은 글도 읽어 보았습니다. 미국에서 교수하신다는 어떤 분이 하신 말씀이, 입학 사정하는 분들이 "gre 한번 쳐서 500쯤 받았으면 대학원 와서 공부할 만 하겠네, 두 번 쳐서 좀 더 나은 점수 받았으면 얘는 좀 늘었구나, 그런데 대여섯번 쳤으면 얘는 왜이렇게 많이 친거야 다른 건 준비했냐"라고 생각한다고요. 제대로 옮기지는 못하겠지만, gre가 유일한 잣대는 아니라는 뭐 그런 뜻으로 받아들였네요. pbt 한 번만 치고 말아야겠다 했었는데 결과를 보니 장학금을 받을 수 있을지가 좀 의심스러워 한 번만 더 해보자 하는 생각으로 부랴부랴 항공 숙박 예약하고 얼른 다녀왔습니다. 목표 1450+에 좀 못 미치지만, 시험공부를 할 수 있는 상황도 여유도 없어서 만족하려고 합니다.
pbt 준비와 시험 후 반성한 것은요, 어휘의 관계를 잘 파악해야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리딩 문제는 모두 정답이라는 확신할 정도로 자신있게 쳤는데 어휘는 realistic <>fantastic 마저 틀릴 정도로 허술하게 했었기 때문에 점수가 신통치 않았던 것같아요. 제가 쓴 논문의 내용 중에 어휘학습에 있어 어휘간의 관계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라는 내용이 있었는데 정작 저는 제대로 실천하지 못했더라구요.
일본 가기 전에 공부했던 것을 잠깐 말씀드리면,
-버벌은 거만어+2년 후기
학원을 다니거나 열심히 gre 공부에 매진할 수 없는 지방 직장맘이라 2주 전쯤 다행히 다운받은 거만어 표제어를 열심히 외웠습니다. 개별 어휘의 의미만 알아서는 gre 시험에 대비할 수 없기 때문에 그리고 거만어 표제어 이상의 내용을 알 수 없는 지방 준비생이라 2년 후기의 내용으로 거만에 표제어에 살을 붙여 단어간의 관계를 익혔습니다. 원래 복권 등등 운이 없는 사람인지라 후기탈 기대는 안했는데 나중에 보니 역시나 탈 수 없었겠더라구요.
-수학은 인도후기와 해커스 후기
고등학교 때 수학을 잘했던 기억은 있으나 수학에서 손 놓은지 15년이 훨씬 넘은 문과생이라 우선 기본적인 개념을 자료실에서 다운받은 것들로 익힌 다음 그 때 그 때 후기들을 풀어보았습니다. 처음엔 미국식 수학문제가 좀 당황스러웠는데 문과적인 마인드로 문제들를 째려보니 공식이 아니라 상상력이나 상식선에서 풀 수 있는 것들이 많더라구요. 800을 목표한 것이 아니어서 공부도 즐겁게 시험도 즐겁게 쳤습니다. 다행히 수학은 인도와 해커스 후기가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아규는 기본 틀과 오류 유형 서너가지에서 쓸 표현 몇 개 익혀 두는 게 중요할 것같구요. 그리고 서론은 주어진 문제 요약(글쓴이의 conclusion, argument, logical flaws요점 순서대로), 첫단락은 statistics, 두번째는 reason, 세번째는 analogy, 결론 단락에서는 서론 부분을 살짝 바꿔 쓴 다음에 글쓴이가 보충해야할 증거 제시. 이런식으로 나름 순서를 정해두시면 시험 때 시간이 남을 것같아요.
-이슈는 최근에 나온 문제들 중에 얼쭈 나오는 것같아서 후기 정리하실 때 이것도 빼지 말고 정리하셨다가 공무하는 틈틈히 생각을 정리하시면 좋지 싶어요. 그리고 평소에 알고 있던 상식들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본인이 잘 아는 인물이나 사건을 간단하게 영어로 검색해 두시면 좋겠네요. 쓰고 싶은 예가 있는데 영어 철자가 기억안나거나 예술가는 기억나는데 작품이름이 기억안나거나 하면 곤란하니까요. 저는 시험치기 며칠 전에 Kaczynski(unabomber) 스펠링 확인해두었었는데 시험칠 때 활용했습니다. 나이가 들다보니 피카소의 게~(르니카) 이런 식으로 부분적으로밖에 기억이 안난단 말이죠...
모두 너무 힘든 생각보다 즐거운 생각으로 해보자구요. 일과 육아, 부모공양...등등으로 정신없는 아줌마도 넘긴 산이라 생각하시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