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난 달에 시험을 보고 돌아오고 나서, 해커스 게시판의 도움을 많이 받은 것이 감사해서 글을 씁니다. 후기 같은 것을 좀 올리면 더 좋겠지만 후기라고 올라와 있는 것들이랑 겹치는 것들만 기억나기도 하고 사실 제가 너무 정신이 없어서 백지장같은 상태라 다른 많은 분들처럼 후기로 도움을 드리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일단 저는 지난 시험에 V720 / Q800 을 받았습니다.) 제가 시험을 보면서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 것은 시험 전 며칠간의 공부입니다. 한지를 외우시기도 하고, 몇년치 후기 단어를 외우시기도 하시지만 사실, 두어달 동안에 그 단어들을 아주 빠삭하게 외워서 아무리 당황스러운 상황에서도 잊지 않을 정도로 외우기란 쉬운일이 아닙니다. 잘 준비를 해 갔어도 이슈 주제에서 생소한 것이 나와서 당황하고 아규 쓰다가 중간에 주제에서 벗어난것 같은 기분이라도 느끼게 되면, 실질적으로 단기기억에 의존하는 AN,AT 는 곧바로 삐끗할 수 있습니다. 그럼 점점 후기에 나왔던 단어에만 집착하고 말게 되기 쉽고요. 하지만, 어느 분들처럼 3-4일 후기만 외운 것이 아니라 많은 공부를 짧지 않은 시간 동안 해오셨다면, 마지막에 갑자기 실력발휘를 해보지도 못하고 돌아오는 것이 퍽 아까워 보입니다. 혹시 후기를 타다가 복병으로 나온 단어 한두개에 셋 방향이 바뀌는 것 같을 때 반드시 잡아주셔야 하는 것이 바로 센컴입니다. 센컴을 어려워하시는 분들도 많이 있으시지만, 그래도 센컴이 단어에 비해 월등히 나은 점이라면 그건 기억해서 푸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단어의 수준도 상대적으로는(^^;) 쉬운 편이고요. 정말 침착하게 읽고, 연습한대로 풀면 된다는 것은 머릿속이 하얘져서 시험이 나락으로 빠지는 것을 막아줄 수 있는 정말 중요한 다리입니다. 평소의 센컴 연습법에 대해서는 아래 분께서 자세하고 친절하게 소개를 잘 해주신 것 같습니다. 저는 시험 이틀전부터는 꼭 센컴을 15개정도 이상씩 풀어보시기를 권유드립니다. 출국 전날이나, 시험 전날 같은때에는 일단 단어정리하기 바쁘고, 후기 보기도 바쁘시기 때문에 센컴을 등한시하시는 경우가 많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때 본다고 눈에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불안한 순간에서도 꼭, 조금이라도 진지하게 풀어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서 문제를 읽는 감이 사라지지 않고 있어야 합니다. 저는 시험 전날에 센컴을 20개 정도 풀었습니다. 단어정리나 그런 것 다 제끼고, 왜 틀렸는지 정도만 확인하고 넘어가는 식으로 센컴 푸시면 저의 경우 20개 풀고, 간단히 맞춰본다음, 왜틀렸는지 보는데까지 45분 정도면 충분했던 것 같습니다. (시험 직전에는 문제푸는 시간도 맞추셔야 하니까요) 물론 참 불안한 상황이고, 내가 지금 이거하고 있을 때인가 싶기도 했지만 공부하다보면 불안해서 갑자기 단어도 잘 눈에 안들어오고 하는 그런 때에 비능률적으로 단어보느니, 전환을 좀 해보려고 센컴을 봤습니다. 저는 결국 시험날 10번 안에서 리딩이 롱부터 출제되었습니다. 뒤에서 나오면 C로 찍어야 겠다고 맘먹고 있었는데 앞에서 나오니 별수 없이 읽었습니다만 뭐 몇개나 맞았을지 잘 모르겠습니다. 연달아 숏이 이어나오고, 또 시간 까먹어가면서 풀어야 했고요. 그리고 나서 나오는 것이 센컴이었습니다. 리딩이 참 운없게 떴다는 생각에 센컴이 이미 눈에 잘 들어오지도 않고 그랬지만 그래도 그 순간에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 번뜩 들었습니다. 그렇게 패닉 상태에 애매한 단어가 나왔으면 더욱 안드로메다로 갔을 수도 있었을 것이고 어쨌든 센컴은 구조도 보고, 의미도 보고.. 노력하면 맞출 수 있는 문제이니까요. 제가 그 전날에 그 불안한 상황에 센컴을 풀어보지 않고 그냥 들어가서 착잡한 마음으로 다소 낯설어진 센컴을 만났으면 정말 안드로메다로 갔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전날, 역시 불안한 상태에서도 센컴을 어떻게든 풀고 들어갔던 것이 시험 당일날 제게는 INOCULATION과도 같았다고 생각이 듭니다. 이와 비슷한 논리로 강조드리고 싶은 것이 수학이고요. 수학을 잘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요즘 안하고 계신분들도 계시겠지만 꼭 풀어보시고 들어가시는 것이 정말 중요합니다. (저는 라이팅 끝나고 바로 수학을 풀었는데요, 라이팅이 워낙 정신이 없이 흘러간 관계로 수학 시작할 때에 마음을 잡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수학 역시 초반 문제가 중요하기 때문에 10번까지 더욱 꼼꼼하게 풀어야 해서 시간은 더욱 흘러갑니다. 그런데, 버벌과는 달라서 버벌은 10번 혹은 15번까지 정말 꼼꼼히, 천천히 풀어도 뒤에 나올 단어들에서 시간을 커버할 수 있는 측면이 있지만 수학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처음에 꼼꼼히 잘 풀고나도 시간이 빠듯하다는 생각과 함께 심리상태가 안정적이지 않아질 가능성이 큽니다. 그리고 문제들의 특성상, 머리가 빠릿빠릿하게 돌지 않으면 시간을 잡아먹을 공산도 크고요. 이런 것에서 오는 문제를 막아줄 수 있는 것 역시 시험 전날에 수학을 짧게라도 푸시는 것입니다. 특히 수학 후기를 버벌처럼 보고 가시는 것은 삼가시기를 바랍니다. 항상 그렇지만, 셋이 꼬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급한 상황이 아니면 이런걸 봤던 기억이 난다고 해서 문제도 안읽고 그냥 답찍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문제 읽는데 들어가는 시간이 무시하기 어렵지요. 그래서 전날 꼭 수학을 풀어보셔야 합니다. 후기도 간단하게나마 꼭 펜 들고 직접 풀어보시고, 간단한 파워프렙이라도 꼭 풀어보시길 바랍니다. 시험 전날 출국을 오전에 하시면, 다음날 시험이 9시일 경우에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이 8-9 시간정도 됩니다. (저는 전날 3시부터 저녁 먹는 시간 빼고 전날 7시간 반정도, 다음날 새벽에 1시간 반정도 봤던 것 같습니다.) 그 중에 버벌 후기 보시는 시간은 두시간에서 두시간 반정도면 충분합니다. 계속 노트북 모니터만 보면서 후기 올라오는 거 기다리시는 것 보다는 일단 할 공부를 하시고, 한번에 몰아서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보셨던 것들 다시 훑어보시는데 4-5시간을 잡으면 적어도 센컴, 수학에 2시간정도 할애하실 수 있습니다. 다음날 시험이 오후시라면 더더욱 그렇구요. 시험에 제일 중요해보이는 것은 후기는 고민없이 넘어갈 수 있는, 그리고 후기 아닌 것은 바로 맘잡고 풀수 있는 마인드인 것 같습니다. 후기를 타는 것 같으면 갑자기 지금까지 해온 것들을 잊고 온 몸과 마음이 후기모드로 바뀔 수 있는데, 그렇게 후기를 탄다고 해도 RC가 몇번에 어떻게 나올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고, 곧 후기 밖의 문제들이 쏟아질 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본인을 믿으시고, 꼭 감 잃지 않으실 정도의 문제를 짧더라도 굵게 풀어보시는 것 잊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많은 학교에서, 아무리 어렵고 힘든 전공이라고 해도, 부수적인 판단기준, 혹은 어느정도의 자격제한 용도의 GRE를 '초대박' 나서 오라고 요구하지 않습니다. 스트라이크 내시려고 하시는 것 보다는, 스페어 처리하시려고 다짐하시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주저리 말이 길어졌습니다만, 그리고 제가 어떤 도움을 드릴 수 있는지 몰라서 일단 느낀 점들을 적어보았습니다만 혹시 제가 도움이 될 만한 것이 있으면 답글로 달아주시구요. 우리 쥐알어분들께서 꼭 성공하시길 빌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