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T 준비에다가 이런저런 다른 일 - 직장은 때려치웠지만 100%전념은 아니고 전공관련된 일과 궁리도 해야 하는지라 - 때문에 Argue는 늦게 올리게 되었습니다. 당장은 요즘 한창 러시중인 오사카원정대에게, 멀리는 내년 6월 PBT 예정이신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Argue는 Issue에 비해서는 할 말이 별로 없긴 합니다. 사고력과 창의력과 논제에 대한 포괄적 이해력, 구성력을 평가하는 Issue에 비하면 Argue는 '정해진 틀대로 쓰는' 시험입니다. 잘들 아시겠지만 오류의 유형들도 어느 정도 정해져 있고 지적된 오류를 바탕으로 문단을 채워나가는 문장의 포맷이나 순서 또한 틀이 잡혀 있습니다. 그래서 Argue는 templete이 Issue에 비해 훨씬 중요하죠. Templete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에 관해서는 여기서 부연할 이유는 별로 없다고 생각합니다.
Argue의 결정적인 열쇠는 '순발력'입니다. 45분과 30분의 시차가 크게 다가오는 때가 이 때입니다. 저를 포함한 경험자들의 경우 이슈에서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남아 충분히 퇴고할 여유를 가졌던 반면 Argue는 '정신없이 썼다'인 경우가 많습니다. 어떤 의미에서 Argue의 글쓰기 연습이 Issue보다 중요할 수도 있는 까닭이 여기에 있습니다. Templete을 머릿속에 외워두고 오류들을 순발력 있게 지적한다고 해서 끝나는 문제가 아닙니다. 이 두 가지가 충분하다고 생각되어도 실제로 제한시간 내에 이를 자판으로 구체화하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Arco의 예문들을 보고 문단의 구성과 전체적인 틀, 오류서술과 대안제시 등의 문맥을 파악했더라도 실제로 이를 써보지 않으면 손에 잘 익지 않습니다. (따라서 Argue가 일종의 '반복훈련' 성격이 강합니다. 이슈와의 차이점이죠( Issue는 제한시간 두고 쓰기에 있어서 상대적으로 관대하게 연습할 수 있지만 Argue는 제한시간 맞춰 쓰기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물론, 실전에서는 평소의 자판속도와 순발력보다 2.5배의 초인적 능력이 발휘될 수 있다는 점에 동의합니다. 저도 그랬으니;;)
여기서 Arco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어차피 Issue는 자기 나름대로 쓰는 것이고 copying할 경우 그 결과가 티가 팍 나기 때문에 Issue에서는 '이런 식으로 쓰나 보다'라고 감만 잡는 정도로 충분합니다. 그런데 Arco 치팅 문제가 민감하게 떠오를 때가 역으로 Argue일 수 있겠죠. Issue는 창작력이지만 Argue는 공식에 맞춰쓰기이고, 지적될 수 있는 오류의 수는 제한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 순전히 추측이지만 - Argue의 경우 Arco 치팅에 대한 우려를 하지 않는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Argue는 Arco 예문 식의 그런 글쓰기를 요구하는 테스트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아무리 Arco의 틀에 맞게 사전연습과 patterning을 하고 심지어는 중요한 논제에 대한 예문을 외워놓는다 치더라도 실전에 가면 - 적어도 detail의 수준에선 - 결코 Arco 예문식으로 똑같이 쓸 수 없을 것입니다. (정말로 외워서 쓴다면 you win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이런 판단을 했기 때문에 저는 Argue의 경우 Arco에서 더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이것이 도움이 되었던 또 다른 이유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실전에서 모니터에 논제들이 어른거릴 때, 이슈보다 Argue의 논제 파악하는데 시간이 더 오래 걸린다는 점은 명약관화입니다. 일단 상대적으로 길기 때문이죠! 아무리 자신이 브레인스토밍해 본 논제더라도 이걸 모니터 상에서 다시 읽고 오류들을 체계화하는 것은 일정한 시간을 - 이슈보다 더 많은 시간 을 - 요합니다. 만약 낯선 지문이라면 읽는데도 시간 제법 잡아먹을 - 그렇쟎아도 이슈보다 더 금쪽같은데 - 겁니다. 이럴 때 생각해 볼 수 있는 법이 바로 Arco의 글 structure - 사실상 Argue 글쓰기의 전형적 structure - 입니다. 저는 학원을 안다녀봐서 모르지만, 서론의 경우 논제에 제시된 내용을 요약(+약간의 paraphrasing 곁들이면 좋죠)하면서 '나는 이 안에서 몇몇 중요한 오류들을 찾아냈다'는 식으로 마무리하게 됩니다. 학원에서 이렇게 하지 말라고 가르치는 경우도 있다는 듯한데 왜 그런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Arco의 Argue 사례문은 천편일률적으로 이런 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런 방법을 실전에 적용해 보시면 어떨까요. 서문의 '논제요약'은 본문에서의 오류지적과 그 이유로 이어지기 때문에, 이렇게 서론을 작성하면 '오류들은 떠오르는데 표현이 잘 안되거나 오류가 잘 떠오르지 않을 때' 해결책이 됩니다. 즉 서론은 브레인스토밍의 구체화 버전이라고 생각하시라는 겁니다. 다소 동어반복적으로 보이더라도 이렇게 하면 이후의 두 세 문단과 결론을 상술하는데 중요한 밑거름이 됩니다. 물론 이럴 경우 Arco 예문의 서론과 꽤 흡사해지겠지만, 어차피 본문 가면 디테일에서 다 틀려지게 됩니다. 인간이 카피머신도 아니고 말이에요.
대체로 여기까지 드는 시간이 빠르면 5분- 길면 10분 사이라고 추측됩니다. 이 시간이 Argue의 성패를 결정하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좀 더 디테일로 들어가면, 기본적인 templete 이외에도 논제들이나 arco 예문들을 읽다보면 몇몇 반복되는 표현들을 알아놓는 것이 좋습니다. 이 표현들은 논제들의 유형 및 오류의 유형과 어느 정도 통합니다. 가장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사례는 '숫자', '비교급', '비율' 표현(통계적 오류와 관련된)입니다.(특히 생산율이나 취업률 관련 문제들 몇 개 있죠) 저는 숫자 많이 따지는 전공과 거의 무관한 전공이기 때문에 숫자 표현이 상대적으로 약했고 arco의 예문들을 보면서 이러한 표현들이 어떻게 쓰이는지를 살펴봤습니다. 과학/의학 관련 지문에서도 수명(longevity)과 같이 빈출하는 단어들이나 '치료율'과 같은 표현, 혹은 이런 것들이 표현되는 방식을 익혀 두면 도움이 되겠죠. 물론 오류 지적하면 빈출하는 형용사인 specious, unwarranted, unsubstantiated, unjustified, porous, unpersuasive 등등과 support, bolster 등의 동사를 익혀놓는 것도 좋습니다. paraphrasing과 어휘의 다양화에 기여하니까요.
Argue의 경우 이슈만큼 진득하게 연습에 들어간 건 10일 정도 동안입니다. 그 동안에는 '최대한 많이 읽고 많이 브레인스토밍하자' 식으로 생각하고 논제들을 읽는데 몰두했습니다. 그래서 issue에 비해서는 통근 시간 버스 안을 많이 활용했는데, 이것으로도 제법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러다 보면 역시 이슈와 마찬가지로 어느 정도의 그루핑이 가능하지만 물론 Issue에 비해선 그 group의 수가 더욱 많을 겁니다. Argue는 대신 오류의 유형이 정해져 있는 것이죠. 여기서 마지막 tip이 나옵니다. 틀에 박힌 오류의 유형에 쉽게 포착되지 않는, 혹은 templete의 포맷으로 쉽게 기술되지 않는 몇몇 논제들(떠오르는 건 남녀공학 하지 말고 여대 고수해야 하는 이유)을 따로 정리해두면 좋겠죠. Argue는 Issue와 달리 무차별 원산폭격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더욱 이런 필요성이 느껴집니다. 지금 casual하게 떠오르는 논제 몇 개를 꼽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인류학/고고학/생물학/지질학관련 논제들이 그렇습니다. 통계적 오류로 환원되지 않고 '다른 가능성'이 쉽게 발견되지 않는 - 과학적 지식을 동원해야 하므로 - 문제들에 해당됩니다.
(역시 논제들은 '알아서' 찾아보세요)
- 어쩌고 섬에서 Dr. Field의 연구방법에 대한 오류를 역으로 반박하는 문제
- 어쩌고 섬인지 대륙에서 선사시대 인류의 생활에 관한 문제
- 새로운 구리 추출법에 관한 문제
- Yosemite 섬에서 지난 100년간 생명체의 멸종원인을 반박하는
- AD 몇세기경 아시아 대륙의 한파에 대한 가설을 반박하는 문제
오류 찾기 난이도에서는 덜하지만 또 하나 실제 글쓰기 과정에서 갈등을 일으키는 경우는 '3개 이상의 오류'가 발견될 때입니다. 이럴 때는 자신있게 templete에 맞추어 쓸 수 있는 세 개만 깔끔하게 쓰거나, 3개의 대분류를 잘 하고 나머지는 상술 과정에서 '다른 가능성' 등으로 덧붙일 수 있게 배열하시기 바랍니다. 이렇게 해야 하는 이유는 순전히 '시간' 때문입니다. 오류가 많이 발견된다고 해서 어떻게 쓸까 무엇을 먼저 쓸까 하고 행복한 고민하고 있을 시간이 아규 시험중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본문 3문단 쓰는 것만으로도 argue의 시간은 잘도 돌아갑니다.
그러면 CBT는 물론 10월 PBT 준비하시는 모든 분께 축복 있기를.
- spectat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