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학금은 나오지 않아서 제 돈을 다 들여서 가야하는 상황이었어요.
현재 미국에 거주 중이어서 친구, 지인들을 포함한 여러사람들을 만나서 이런저런 얘기들을 나누고 들어본 결과
과연 3년에 3억이 넘는 돈을 투자하면서까지 로스쿨을 꼭 가야하나 싶었어요.
물론 제가 영주권 혹은 시민권자라면 3억을 들여서 진학하겠지만 외국인이 3억을 투자하는건 일종의 도박과도 같은
생각이 들더라구요.
물론 랭킹을 낮춰서 장학금을 받고 갈까 생각도 해봤기 때문에 랭킹이 낮은 학교 몇군데 합격도 받았고 장학금도 받았어요.
입학 후 성적 상위 10%, 15% 이내 들면 대형펌 갈수 있다고 하더라구요.
하지만 실제로 랭킹 낮은 로스쿨에 다니는 현지인친구들 몇명 있어서 물어봤는데 물론 상위 10%내에 들면 대형펌에 갈수 있는건 맞지만
그 비율이 굉장히 희박하다고 하더라구요.
상위 10%라고 해서 전부 대형펌을 가는것도 아니고 그 중에서도 극소수라고...
그리고 일단 학교로 OCI 하러 오는 대형펌이 진짜 손에 꼽을정도라고 하더군요.
친구들 중에 현재 1L인 애들 중에서 (전부 성적이 상위 10%내로 들고 백인이예요.) 대형펌에 합격한 친구들 아무도 없고
3L중에 한명이 있긴 하지만 본인 입으로 물론 성적도 좋긴 했지만 자기가 minority이기 때문에 혜택을 좀 본게 아닐까...라고 말하더군요.
이 친구도 이렇게 말했어요. 상위 10% 중에서 대형펌 간 애들이 5명 미만이라구요.
그래서 랭킹을 낮춰서 가는것도 역시나 너무나 큰 리스크가 있다고 생각해서 포기했어요.
나만 열심히 하면 잘 풀린다..란 생각만 가지고 진학하기엔 사람일은 어찌될지 모르는거니까요.
그리고 이번 사이클에 t14에 합격한 현지인들 중에서 장학금 받지 못한 학생들이
학비문제로 고민하는 걸 보고 현지인들도 학비문제로 저렇게 좌절하고 고민하는데 외국인인 제가 3억을 투자하는게 더 도박같이 느껴졌어요.
제가 아는 교수님께서 현재 t14의 로스쿨의 교수로 계시는데 이 분이랑 상담도 해봤죠. (현재 전 미국에 있습니다.)
정말 대형펌에서 일하는 걸 원하는 학생들이면 상관없는데 생각보다 많은 학생들이 오로지 학자금대출을 갚기 위해서
졸업 후 대형펌에 들어가서 3~5년간 노예처럼 일하고 학자금 다 갚는 순간 퇴사하고 자기가 하고 싶은걸 하는 사람들도
엄청 많다고 하더라구요.
실제로 현지인친구 한명도 이런 케이스였더라구요.
졸업 후 대형펌을 들어간 이유가 정말 학자금 갚아야 되서 그랬고 자기 친구들 중에서도 이런 케이스인 애들이 대부분이래요.
학자금 다 갚고 퇴사 후 지금은 로스쿨에서 학생들 가르치고 있어요.
그리고 대형펌에서의 삶을 들어보니 제가 상상했던 그런 삶이 아니더라구요.
대형펌에 들어가면 한가지 업무만 줄창해야하는 (예: 판례만 찾는 업무) 일종의 노예와도 같다는게 지인들의 표현이었습니다.
제 친구 중 한명은 퇴사하기 전까지 정말 한가지업무만 하다 나왔다고 하더라구요.
만약 제가 진학을 한다면 3억 투자한 것 외에 신분과 비자문제 때문에 오로지 선택권은 대형펌 뿐인데
과연 제가 여기서 행복과 보람을 느낄 수 있을까...란 생각도 들더군요.
그리고 얼마전부터 미국에서 평생 살고 싶은 생각이 없고 다른나라에서도 살아보고 싶다고 마음이 바뀌기도 했습니다.
미변이 되면 활동영역이 미국 아니면 한국으로 제한되니 저한테는 안 맞을거란 생각도 했구요.
아직까지 deposit을 낸 학교에 진학하지 않겠다고 통보를 하진 않았는데 거의 제 마음은 진학 안하는 쪽으로 굳혀진 상태입니다.
그래서 한국으로 조만간 돌아가서 다른쪽으로 진로를 전환 후 유럽쪽에서 일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고 합니다.
저처럼 고민 중이신 분들이 계신다면 현지에서 변호사, 로스쿨 등 법쪽으로 종사하고 있는 지인들이랑 대화를 많이 나눠보세요.
그러면 아마 저처럼 고민해결하시기 더 쉬우실 거예요. (고민만 4개월 가까이 했네요ㅠㅠ)
사실 제가 이런 결정을 하게 된 이유도 지인들을 통해서 들은 얘기들의 영향이 큰 몫을 했습니다. 굉장히 현실감있게 와닿았거든요.
그리고 원하는 학교에 합격하셔서 진학을 결정하신 분들은 원하시는 성과와 결과 꼭 있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