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북방에 베이징대가 있다면 화동(璜)에는 상하이교통대가 있다.’ 자부심이 유달리 강한 상하이 사람들은 상하이교통대(이하 교통대)를 이같이 말한다. 정치권력이 집중되는 베이징의 명문대학에 비해 중국의 경제 중심지인 상하이를 대표하는 교통대가 전혀 뒤질 게 없다는 생각이 짙게 배어나는 말이다. 교통대는 푸단(復旦)대와 함께 100년의 전통을 지닌 상하이의 자존심과 같은 대학이다.
난양공학(南洋公學)를 전신으로 1896년 문을 연 교통대는 중국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대학 중 하나다. “시작은 높게, 기초는 두껍게, 관리는 엄격하게, 실천을 중시하며 창조해 나가자”는 건학이념을 내건 이 대학은 지난 1세기 동안 수많은 정치가와 사회활동가, 실업가, 과학자, 교수, 기술사 등을 배출했다.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도 이 대학 출신이다. 중국 과학기술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린 ‘양탄일성’(兩彈一星:중국이 개발한 원자폭탄, 수소폭탄, 인공위성)을 주도한 과학자 23명 중 이 대학 출신이 6명에 이른다.
교통대는 ‘물을 마실 때에도 근원을 생각하고, 애국하는 마음으로 학교를 빛내자(飮水思源 愛國榮校)’라는 교훈 아래 개혁·개방 이후 중국의 대학 중 가장 먼저 교내 관리 제도 개혁을 추진해 낡은 학벌 악습을 철폐한 곳으로 유명하다. 현재 이과를 중심으로 공대와 농학, 인문학, 법학 등에서 중국에서도 내로라하는 위치를 구축하고 있다.
캠퍼스 곳곳은 뜨거운 학구열이 넘치고 있다. 교통대는 다른 나라 대학보다 두배나 많은 과정을 이수해야 하는 것으로 소문나 있다. 국제도시답게 영어교육을 강화한 결과 교통대를 졸업한 웬만한 학생은 영어회화에 능통하다. 전체 학생 수는 3만8000여명. 이 중 학부생이 1만8000명, 대학원생(연구생)이 1만8100명이다. 유학생도 2000여명에 달한다.
국가급 교육기관과 인재 배양 기지인 교통대학은 2002년 중국 내 6대 명문대학에 선정됐다. 2002년과 2005년 ACM(국제대학생 프로그램 설계대회)에서 우승하기도 했다. 150여 해외 유명 대학과 세계적인 연구소 등과 협력 관계도 구축하고 있다.
실용주의를 내건 교통대의 수업은 현장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실력 있는 인재 양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중국 기업뿐 아니라 해외 유수 기업의 산학협동 투자를 유치하고 있는 것도 특이한 점이다. 교수와 학생은 기업의 지원을 받아 연구하며, 제품 아이디어를 개발하면 연구비를 추가 지원받는 인센티브 제도까지 도입해 산학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공계 대학으로 출발한 교통대는 중국 내에서 실무교육이 강하다. 특히 정보기술(IT) 분야에 두각을 나타낸다. 교통대는 제2 민항캠퍼스 완공과 기술정보안전센터 이전으로 제2의 도약기를 맞고 있다.
정부의 과학기술발전계획 중 하나인 ‘863 정부과학기술 장려정책’ 대상으로 선정돼 3억위안(약 450억원)이 투자되는 정보기술안전센터를 오는 9월 상하이 푸둥(浦東)지구에 마련한다. ‘863계획’은 중국 과학기술부가 1986년부터 주관한 하이테크산업 발전계획으로, 중국의 중장기 경제 성장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핵심 연구개발 프로젝트다.
상하이는 아시아를 넘어 세계로 뻗어가는 중국 경제의 중심지다. 교통대는 이곳에서 고급 인재를 길러내는 곳으로, 세계적 명문대학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시작했다. 중국 유학을 꿈꾸는 학생이라면 교통대에 관심을 기울여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