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학기 첫학기,
같이 입학한 동기중, 젊은 태국 아줌마가 있는데,
오티때나 학기 초반에는 스피킹도 좀 후달리고,
그날 세미나 내용을 잘 못파악하거나,
토론 시간에는 아예 질문자체를 이해못해서 헛대답을 하는 경우를 몇번 봐서
그냥 슬그머니 좀 떨어져 앉기 시작했습니다. 헛소리듣기엔 토론시간이 아까워서요.
노동법관련된 세미나라 조금 빡센 감은 있었지만
이해못하고 헤매는건 평균 반수준보다는 확실히 떨어진다고 판단했습니다.
그후 중간고사 전후로 해서, 에세이를 속속 제출했고
점수가 나왔는데, 헉 전부다 HD가 나왔다는 겁니다 (90%넘는 것도 있더군요)
부끄럽지만 솔직히
영어실력이나 수업이해도를 겉으로 보고 무시했었던게 사실인데,
적잖이 충격받았습니다.
유치원아이도 있다고 하여,
엄청나게 노력하는 장한 학생이라고 생각했죠.
그리고 저번주,
신랑이 현지인 학교교사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이 말을 듣고 뭔가 머리를 탁 치는 듯 한건 저뿐일까요…)
분명히 말씀드리자면,
그 학생이 노력을 안하는 편은 아닙니다.
수업준비도 꼬박꼬박 잘 해오는 듯하고
모르는 것이 있으면 남아서 물어보기도 하는 등
꽤 열심히 하는 축에 속합니다.
그러나, 최근까지도
수업시간 교수의 질문에 대답하는 것만 들어봐도
내용은 70~80프로는 아는 듯한 느낌은 있는데,
문장이 만들어 지지 않는다고 표현해야 할까요
당연히 석사입학을 했으니,
아이엘츠 기준점은 내고 들어왔을 것이고
얼핏 듣기로는 라이팅이 7정도라고 했던 듯 합니다.
그런데 과연,
이 정도의 실력으로 90% 점수를 내면서 (반에서 최,최상위급입니다)
거의 만점에 가까운 에세이를 써 낸다는게…
혼자서 써 낸거라고 볼 수 있는걸까요.
당연히 신랑이니까 살짝 교정느낌정도로 프루프리딩 해주거나
베이식한 스트럭처 구성정도는 도와줄 수 있다고도 생각합니다만
평소에 다 틀리는 스피킹에,
메신저, 페북 등에 써놓은 영어글의 상태만 봐도
솔직히 HD는 커녕
크레딧파스만 나와도 잘 나왔다 하는 수준으로 보입니다, 제 판단으로는요.
(결정적으로 그 여자 페북에 자기 신랑이 우리 교과서에
손가락을 끼운채 들고 있는 사진이 한장 있더군요, 태국말로 써있어 궁금해서 ‘번역’버튼 눌러보니 “이 수업은 선생님 없었으면 불가능했을 것” 이런식으로 해석이 나오더군요)
상대평가가 아니라 직접적 피해는 없지만,
매번 점수가 나올때 마다 쪼르르 연락와서
점수를 비교하자고 하거나,
다수의 학생들과의 대화자리에서 본인을 대놓고 우등생취급하는건,
그냥 너무 꼴보기 싫습니다.
이 나이먹고 못된 심보라 못난 저이지만,
첫학기라 나름대로 정말 열심히 공부하고 있고,
중간 과제들을 70~80후반으로 감사히도 받게되어
그래도 몇달간 노력해온 나에게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는구나 생각하려던 찰나,
수업이나 그룹프로젝트때는 헛소리 반토막 영어만 하는 학생이
만점가까운 점수를 받았다고 하니,
기운이 정말 확,
확, 확, 확 빠지더군요…
오늘 세미나에서 또 점수를 들먹이기에 빈정이 상해
수업마치고 처음으로 이 얘기를
같은 수업을 듣는 다른 유럽유학생에게 털어놓았는데요,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자기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고,
속상해하고 있었다고 하더군요..
집에운전을 어찌밟아서 왔는지
오자마자 학교에 Academic misconduct report하는 법을 바로 검색했습니다.
심증만으로 이걸 제출해도 될지,,,
저인걸 알고 해꼬지 하는건 아닌지
아줌마혼자 별 걱정을 다하고
방금은 현지인들 교육포럼에까지
무기명으로 상담글 남겼네요…
여러분들 생각은 어떠신지 편하게 들어보고싶습니다.
수다떠는 마음으로 두서없이 써내려간 점 양해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