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과정 4년차입니다.
같이 입학한 동기들과 거의 모든 전공수업을 함께 들었고 숙제와 시험준비도 같이 했으며
퀄시험도 같이 치뤘지만 여전히 불편하면서도 고마운 존재입니다.
고마운 점은, 미국에서 태어나거나 오랜기간 유학한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배울 점이 많다는 점
하지만...
저희 모임에 남자는 짝수고, 여자는 홀수입니다 (저 포함 3명).
저 제외하고 다른 여자애 둘을 임의로 A와 B라고 하겠습니다.
A는 미국인 아시안 여자애이고
B는 중국여자애지만 10년 넘게 미국에서 유학을 했습니다.
문제는 B가 A를 더 좋아하는 게 제 눈에 너무나도 잘 보인다는 겁니다 (제가 쓸데없이 그런 걸 잘 알아보는 게 문제일수도 있겠네요)
A는 그냥 중립을 지키긴 하지만, 아무래도 B가 자신에게 잘해주고 같은 수업 TA도 하다보니 살짝 더 친한 거 같구요. 그래도 다행히 막 편가르기는 하지 않습니다.
B는 A가 말도 잘하고 똑똑하고 쿨하고... 여러모로 저보다 나아서 더 좋아하는 거 같습니다.
그러다보니 동기들 모임에 나가기가 싫어집니다.
최근에도 방학인데 한 번 모이자고 email chain이 왔다갔다 했는데, 저는 그냥 확인 안하다가 오늘 확인해보니
이미 며칠 전에 지들끼리 모였더군요. 제가 답장이 없고, 며칠전에 제 친구가 뉴욕에서 놀러와서 저는 당연히 못 온다고 생각했나 봅니다.
제가 좀 주눅이 들어있으니까 저를 챙겨주는 움직임(?)도 있지만
이래저래... 동기들 모임에서 영어도 제일 못하고 머리도 제일 나쁜 저라서
그냥 다 꼴보기 싫어집니다. 전문용어로 "열폭"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ㅋ
찌질한 저의 면을 그냥 주절거려 보았습니다.
(그래도 지구교수님 연구실 사람들과는 자주 얼굴을 보다보니 친해지는 편입니다. 이런 교류마저 없었으면 저는 사회적 교류가 없어서 미쳐버렸을지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