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없이 입학하고 거의 2주가까이 시차적응하느라 너무 힘들었던 적이 엇그제같은데 어느덧 6개월이 지났네요. 회사생활하면서 머리가 포맷됐는지, 학기 시작 후 매일매일이 회사 다닐때보다 잠도 못잘 정도로 더 바쁘게 지냈는데 문득 예전에 도움을 받았던 이곳이 생각나서 기웃거려봅니다..
입시생 시절과는 달리 느낀 것이 있다면, 합격 자체에 연연하지 않았으면 더 좋았을 껄 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학부 졸업후 바로 박사 유학에 실패하고 얼떨결에 석사를 밟고 회사생활까지 거의 7년 가량 지났는데, 그때는 유학을 정말 유학 자체를 가고싶어서 그냥 뭔가 모를 사실상 아무 이유가 없었다고 봐도 무방했지만, 아마 남들이 만들어 놓은 길이었기에, 좋아보이기에 무작정 가고싶었던 거겠죠. 지금은 글쎄요, 회사생활이 어찌보면 더 만족스러웠을 수도 있는데 더 배우고 싶은 마음이 더 클때, 더 큰 꿈이 생겼을 때 퇴사를 했고 다시는 직장인생활을 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가지고서야 유학을 가네요.
언젠가 있을 후배들을 위해 제가 조언할 거리들이 있다면.. 유학을 일단 붙고보자, 좋아보여서, 그냥 해외에. 이런 생각은 굉장히 위험한 것 같습니다.. 부끄럽지만 제가 그렇게 생각을 했거든요. 자신의 학위에 따른 책임을 생각해 보면, 입학한다고 아무것도 달라지는 게 없더라구요. 졸업은 자신이 하는 것이고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이 스스로 길을 만들어 나가야 하는 그런 시스템입디다. 한국 석사 할때 처럼 생각하시면 절대 안됩니다..ㅎㅎ 일단 오면 어떻게 되겠지 이런 생각 씨알도 안먹히는 곳이 미국같습니다. 장담컨데 아무것도 안됩니다. 적어도 스탠포드는요. 좀 심하게 말해서, 퀼 통과하고도 그냥 가만히 있으면 그냥 가만히 있다가 짤립니다. 주도적으로 연구할 자신 없으면 너무 맘고생 돈고생들만 하다가 한국에 돌아가시기에.. 이 말만큼은 드리고 싶습니다. 일단 와서 어떻게 어떻게 버텨서.. 이런 생각 버리고, 자신이 분명히 하고 싶은 연구가 있고 그 분야에 어떻게 아카데믹한 기여를 할 것인지에 대한 소신을 꼭 가지고 박사 생활에 임하시길 바랍니다... 안그러면 머리털 다 빠져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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