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한국의 많은 외국어 고등학교, 과학 고등학교 및 공.사립 고등학교의 학생들이 미국대학에 바로 입학하기 위해 SAT시험 준비를 하고 있다. 그런데, 이들 중 일부 학생들은 대단히 어리석은 방법으로 SAT시험에 대비하고 있다. 다음은 이들 학생들이 SAT시험에 준비하는 몇 가지 어리석은 방법들이다.
첫째, SAT 단어 몇 천개를 놓고 여름방학이나 겨울방학 혹은 주말을 이용하여 하루에 100개 내지는 몇 백 개씩 기계적으로 암기하는 방법이다. 이런 방법은 단기간에 SAT 단어들을 늘리는 수법으로 자주 이용되는데, 이렇게 하면 실전 SAT시험에서 그 똑같은 단어들이 다양한 문맥 속에서 쓰이게 될 때 전혀 응용력을 발휘할 수 없기 때문에 무용지물이 된다. 물론, 막연하게 기억되는 뜻은 짐작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구체적인 문맥 속에서의 정확한 뜻을 모르기 때문에 섣부른 무당이 사람을 잡는다고 이런식으로 공부해서는 결코 SAT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없다. 따라서, 기계적으로 단어리스트를 달달 외우는 것은 실전시험대비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둘째, SAT실전예상 문제집들을 여러 권 준비하여 그 문제들을 매일 몇 페이지씩 기계적으로 풀면서 정답과 대조하며 공부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 역시 SAT시험에 계속해서 조금씩 다르게 출제되는 문제들을 대비하는데는 좋은 준비자세는 아닌 듯하다. 즉, 아무리 기계적으로 많은 실전예상문제들을 많이 풀었다고 하더라도 SAT시험에서 요구하는 기본원리 즉, 대학에서 많이 쓰이게 될 아카데믹한 어려운 단어들의 다양한 실제예문 속에서의 폭넓은 사용례와 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 역사 등 폭넓은 범위의 영문독서에서 기인하는 유연한 미국적 사고방식을 체득하지 않는 한 SAT시험 영어부문에서 결코 좋은 점수를 낼 수 없다. 어찌보면 SAT시험 준비과정은 바로 미국식 의 유연한 사고방식을 연습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런 연습과정없이 그냥
SAT실전 예상문제들만 기계적으로 많이 푸는 것은 시간낭비가 아닐 수 없다. 단 1개의 실전예상문제를 풀더라도 그 이면에 깃든 풍부한 영문독서량에서 기인하는 미국적 사고방식의 원리를 터득하여야 하는 것이다.
셋째, SAT시험의 에세이 항목에서도 아주 얄팍하고 기계적인 공식을 암기하여 그 공식에 맞추어 어떠한 토픽의 에세이라도 천편일률적으로 똑같은 방식으로 쓰는 일부 한국학생들을 보면서 과연 이 학생들이 미국대학에 입학하여 교양과 전공과목들을 들으면서 그때 그때 미국의 교수들이 요구하는 다양한 방식의 영작문 과제들을 어떻게 소화해 낼 것인지 자못 의문이 든다. 자명한 이치이지만, 뛰어나고 유연한 영작문 실력은 반드시 충분한 독서량을 기본으로 해서 그 문장들을 충분히 소화해 낸 다음에길러지는 창의력에서 나온다는 것을 한국의 고등학생들이 알았으면 좋겠다. 즉, 기계적이고 맹목적인 에세이 영작문기법을 암기해서 그 공식에 맞추어 쓰는 것은 나중에 대단히 해로운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끝으로, SAT시험에 대비하여 SAT단어집과 실전예상문제집 만을 놓고 단기 속성으로 공부한 학생들은 나중에 미국에 들어와 대학을 다니면서 한번은 크게 낙담하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이렇게 단기속성방식으로 공부한 것은 미국대학생활에서 크게 도움이 될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SAT시험 준비과정에서 급하게 그 뜻만 암기한 단어가 교양이나 전공과목의 교과서나 참고서에 등장했다고 쳤을 때 그 학생이 그 단어의 구체적 문맥 속에서의 뜻을 정확하게 파악할 가능성이 있을런지 의문스럽고, 또 그 단어를 이용하여 영작문을 하게 될 때 자신있게 그 단어를 문장 속에서 쓸 수 있을 지 의문이 든다. 이렇게 되면 그 문맥을 읽고 어설프게 그 단어의 뜻을 짐작하거나 자신없이 그 단어를 자신의 문장에 쓰는 어리석음을 범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그 단어의 정확한 문맥 속에서의 뜻을 파악하는 일은 미국대학생활 속에서 새롭게 다시 해야할 일인 것이다. 이런 상황이 되면 미국대학의 교수들이 요구하는 매주 엄청난 분량의 영문독서량을 이런 속성식 공부에 젖은 한인 학생들이 어떻게 감당할 것인지 걱정이 된다. 아마도 도서관에 앉아서 하루 종일 영어사전을 찾아야만 간신히 교수들이 요구하는 독서량을 다 읽어갈 수 있을 것이다. 이러면, 결국 SAT 시험을 제대로 준비한 사람들에게는 즐거워야 할 대학생활이 그 본인에게는 자못 괴로울 수 밖에 없고 그러면 자연 그 학생은 공부를 따라가지 못하고 헤매는 많은 한인학생들이 빠져드는, 같은 한인 학생들과의 잦은 사교, 술, 마약, 섹스로 도피하는 수순을 택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이런 식으로 혐오스러운 미국대학생활을 하기 싫다면 한국의 고등학생들은 한국에서부터 SAT시험공부를 할 때 아예 처음부터, 충분한 시간을 잡아서(예컨대, 1년 이상) 철저하게 많은 다양한 영문독서량(고전소설, 사회과학 및 자연과학관련 서적 및 잡지기사, 역사책 등)을 소화한 다음, 시험을 앞두고 마지막에 한 두 달 정도 SAT단어집을 통해 이미 익힌 SAT단어들을 재점검하고 또 SAT실전 문제집들을 풀어보는 것이 올바른 방식이 될 것이다.
부디, 한국의 고등학생들이 앞에서 필자가 예로 든, 이처럼 어리석은 방식으로 SAT시험에 대비하지 않게 되기를 바란다. 만일 그렇게 해서 미국으로 건너오면 대학시절 내내 후회하게 되며 아울러 미국대학에서 살아남을 가능성이 아주 희박할 것이다. 즉, 우리 한국의 고등학생들이 SAT시험에 대비하여 '제대로 된 공부' 를 하는 것은 바로 미국대학생활을 제대로 미리 준비하는 과정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