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간 총 13편… SCI급도 7편
졸업 후 모두 국내외 명문대行
대입에 결정적 영향 가능성
당사자 “공식 절차 거쳐” 항변
중·고등학생 자녀를 논문 공저자로 올린 주요 대학 교수 사례 7건이 추가로 확인됐다. 친구의 자녀를 공저자로 올려준 교수 사례도 1건 나왔다. 최근 수년간 최소 19명의 중·고생이 부모나 부모 친구를 통해 대학입학 전에 논문 발표 실적을 올린 것이다(국민일보 11월 21일자 13면·12월 5일자 1면 참조).
이번에도 해당 자녀들은 국내외 명문대학에 진학한 것으로 드러났다. 논문 실적을 생활기록부에 기재한 뒤 수시 전형으로 명문대 의대에 입학한 사례도 발견됐다. 교수들이 논문 공저자 등록을 자녀들의 ‘신종 스펙 관리 기법’으로 활용해온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일보가 7일 새로 확인한 교수들은 서울대 성균관대 한양대 충남대 숙명여대 가톨릭대 대진대 소속이거나 소속이었다. 이들 교수는 2009∼2015년 모두 13편의 논문에 본인이나 친구의 고등학생 자녀 이름을 올렸다. 고등학교 재학 기간 평균 1.6편의 논문에 저자로 참여한 셈이다. 이 중 과학논문인용색인(SCI)급 논문도 7편이나 됐다. 나머지 논문도 모두 공신력 있는 학회에서 발표됐다.
논문 실적이 국내 대학입시 결과에 실제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현재 한 수도권 대학에 재직 중인 A교수는 성균관대 교수로 있던 2009∼2010년 고등학생 아들의 이름을 두 편의 논문에 공저자로 올렸다. 당시 발표된 논문은 특정 질환의 유전율에 대한 내용이었다. 의대 진학을 희망하던 아들은 이를 생활기록부에 기재했고 2012년 명문대 의대에 수시 전형으로 합격했다.
A교수는 “대학 합격 통보를 받고 연구 실적이 결과에 큰 영향을 미쳤을 거라고 생각했다”면서도 “공식적인 절차를 거쳐 논문에 참여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참고문헌을 찾거나 초록을 번역하는 정도여서 중요한 기여를 했다고 보긴 어렵지만 국내 학회에 발표되는 논문이어서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해명했다.
SCI 논문에 연달아 이름을 올리고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에 진학한 사례도 확인됐다. 서울대 B교수는 2013∼2014년 고등학교에 재학하던 아들을 탄소나노튜브와 줄기세포막에 대한 연구에 참여시켰다. 데이터 처리 등 단순 작업을 했지만 아들의 이름은 두 편의 논문에 모두 제2저자로 들어갔다. B교수의 아들도 이후 대학에 지원하면서 이런 내용을 지원 서류에 적었다.
B교수는 “아들이 1기가바이트(GB) 정도 되는 데이터를 처리했다”며 “제1저자를 제외하고 가장 일을 많이 한 사람이기 때문에 문제되지 않는다고 본다”고 반박했다. 아들은 이후 아이비리그 대학에 진학해 사회과학 계열 전공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균관대 C교수는 부탁을 받고 친구의 고등학생 딸과 함께 연구를 진행했다. SCI 등재 학술지에 발표된 해당 논문은 쥐의 콩팥 독성에 관한 내용이었다. C교수는 “(친구 딸이) 방학 때마다 매번 왔고, 영어를 잘해 이해력도 빨랐다”고 주장했다.
입시 전문가들은 이런 연구활동 실적이 대입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연구소장은 “내신 성적이 비슷한 학생들 가운데 이런 연구 실적이 있으면 눈에 띌 수밖에 없다”며 “대학들은 부인하지만 학원가에선 대입용 논문 실적 준비가 성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도 “실제로 양질의 논문 스펙을 갖춘 학생들이 수시에서 좋은 결과를 거둔다”며 “특정 직업의 부모를 둔 자녀들이 이런 데서 특혜를 보고 있다면 문제”라고 지적했다.
글=이재연 손재호 기자 jaylee@kmib.co.kr, 삽화=이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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