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고득점멘토 13기 Bostonia입니다.
저는 올해 9월부터 대학원에 입학할 예정이지만, 배우자를 따라 미국에 온 지는 벌써 2년이 넘었고 이제 3년 차에 접어들었습니다.
지난 미국 생활을 되돌아보며, 앞으로 미국에 오실 분들이나 이미 거주하고 계신 분들께 도움이 될 만한 경험과 팁들을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1. 미국을 하나의 나라로 퉁 치기엔 너무 크고 다양하다
간혹 미국에 대해 질문을 받으면 미국에서 자동차가 필요하나요? 아니면 미국 날씨는 어떤가요? 치안은 좋은가요? 이런 질문들을 받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질문을 받으면 대답이 곤란한 경우가 많습니다. 왜냐하면 미국 본토에서 제일 큰 텍사스 주는 남한의 3배 이상이라고 하며 50개의 서로 다른 주가 존재하는 매우 큰 나라이기 때문에 미국의 어디 주인지 어디 지역 인지에 따라 사실상 다른 나라로 볼 수 있을 만큼 환경과 상황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미국에 대한 정보를 얻으려면 어느 주의 어느 도시인지 알아야 구체적이고 정확한 답변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본인이 겪은 미국의 일화가 그 동네에만 한정된 단편적인 부분일 수도 있어서 미국을 일반화를 할 때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팁: 질문할 때는 "시애틀에서 자동차 꼭 필요한가요?"처럼 구체적으로 묻는 것이 정확한 정보를 얻는 데 도움이 됩니다.
2. 미국은 '어필'의 나라다
미국 와서 한국과 다르다고 느낀 점이 문제가 있거나 억울한 부분이 있으면 자기 목소리를 내는 것이 보편화돼 있다고 느꼈습니다. 다만, 그것을 받아들이는 수용도는 기관 특성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자기 의견이 있으면 일단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가만히 있으면 동의하는 것으로 간주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는 물건을 사고 나서 가격이 인하돼도 (최저 가격 보장제가 아닌 이상) 보통은 내가 운이 나빴구나 어쩔 수 없다라고 생각하지만 미국 아마존, 코스트코 등 같은 경우, 일정 기간 이내에 그런 사실을 제기하면 차액만큼 가격을 돌려줍니다. 이 외에도 은행 계좌에 어떤 이유에서든 갑자기 수수료가 부과됐다면 때로는 수수료 부과 사유를 인지하지 못했다는 사유 등을 이유로 사정을 설명하면 부과된 수수료를 환불해 주기도 합니다. 문제가 늘 100% 해결됐던 것은 아니지만 많은 상황들에서 적절한 근거를 대면서 문제 제기를 하면 한국보다 대처가 유연하다고 느꼈습니다.
이것은 제가 대학원에 지원할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대학원 지원시 학교당 지원 수수료가 75~150불로 비싼 편인데 일부 학교에서는 제 사정을 설명하거나 성적표를 보내서 감면 여부를 문의하면 실제로 감면을 해주는 학교가 꽤 됐습니다. 그리고 GRE 성적표 송부도 입시 요강에는 공식 성적표를 보내라고 돼 있었지만 담당자에게 따로 메일을 보내서 송부를 하기 위해서는 수수료가 드는데 우선 PDF 캡쳐본을 보내고 나중에 합격이 확정되면 그 때 공식 성적을 송부해도 될지 문의하면 절반 정도 학교에서는 그 방법을 허용해줬습니다. 규정이 있는데 설마 예외를 적용해 주겠어 라고 생각하고 지레 접기보다는 일단 문의해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팁: “안 되겠지” 하고 미리 포기하기보단, 정중한 어조로 상황을 설명하고 요청해보세요. 뜻밖의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3. 교통 법규에 철저하다
한국에서는 교통 딱지를 안 끊어 본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위반이 흔하지만(저만 끊어본 것은 아니겠죠ㅎ) 미국에서는 교통 딱지를 한 번 끊으면 금액 부담이 상당하고 심한 경우에는 법원에 출석을 해야하기에 웬만하면 교통 법규를 철저히 지킵니다. 공중도덕이나 다른 에티켓에 있어서는 한국보다 철저하다고 느낀 부분이 없지만 보행자 우선, 교통 표지판 준수, 주정차 질서 준수, 속도 준수 등 기본적인 교통 질서 만큼은 한국보다 철저하게 지킵니다. 도로 여기저기에 가장 많이 보이는 빨간 STOP 사인은 꼭 유의해서 지켜야 합니다. 확실히 정차 후 주변을 살펴야 합니다. 지키지 않을 경우. 어디선가 경찰이 와서 위반이라고 잡기도 합니다. 또한, 빨간불에 우회전이 되는지 아닌지 교통 표지판을 꼭 확인해야 합니다. 많은 경우에는 빨간 불일 때 우회전도 금지입니다. 그리고 특히 과속의 경우 속도에 비례해서 벌금이 부과되는데 30마일이상 과속하면 뉴욕 주 같은 경우는 벌금이 100만원 가량 나오고 법원에도 출석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보행자들이 무단횡단을 하더라도 기다려주는 것이 일반적이고 특히, 운전자들은 스쿨버스를 주의해야 합니다. 스쿨버스가 정차하는 경우에는 스쿨버스를 추월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며 마주 보며 오는 차량들도 우선 정지해서 버스가 다시 출발할 때까지 기다려야만 합니다.
팁: 내비게이션에서 알려주는 속도 제한을 잘 확인하고, 특히 주차 관련 표지판도 꼼꼼히 살펴야 불이익을 피할 수 있습니다.
4. 공권력이 강하고 엄격하다
미국에서 SSN나 운전면허를 발급 받아 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민자가 많은 나라의 특성인 것인지 몰라도, 미국의 행정 절차는 엄격하고 속도는 느립니다. DMV 가보면 미국에 온 지 얼마 안 되서 그런 것도 있고 직원들의 응대도 딱딱해서 약간 혼나러 온 느낌도 납니다. 그러나 이것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기는 어렵고 그저 참고 따를 수 밖에 없습니다. 한국에서 공공기관은 서비스직 느낌이지만 미국의 공공기관은 갑의 느낌입니다. 그리고 경찰이나 소방, 군인들에 대한 사회적 예우가 남다르고 위상도 높고 사람들이 잘 따릅니다. 그래서 공권력으로 정해 놓은 규정이나 지침이 있으면 대부분 잘 준수하고 따라 질서가 유지되는 것 같습니다.
팁: 웬만한 공공업무는 사전에 웹사이트를 통해 준비물을 철저히 확인하고 예약제를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5. 한국 식품은 거의 다 구할 수 있다 (히지만 비싸다)
미국에 올 때 한국 식품들이 없을까봐 걱정했지만 제가 사는 보스턴 지역은 H mart도 10분 거리에 있고 Weee라고 하는 온라인 마켓도 활성화돼 있어서 구할 수 없는 품목은 거의 없습니다. 물론 이것은 지역차가 클 수 있습니다. 그래도 전반적으로 예전에 비해 한국 식품을 어디서나 구하기 쉬워진 것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다만, 가격이 한국의 1.5배~2배 이상입니다. 그리고 제주 통갈치, 진미채, 쥐포와 같은 해산물이나 건어물이 귀하거나 매우 비쌉니다. 그래서 싸올 여력만 된다면 가능한 한 비싼 제품 위주로 많이 싸오면 가 메리트가 있을 겁니다.
팁: 제주 통갈치, 진미채, 쥐포 같은 귀한 식품은 여유가 된다면 미리 한국에서 챙겨오는 것이 경제적입니다. 김은 무게가 적고 비싸니 많이 챙겨올 수록 좋습니다.
6. 전자기기마다 변압기 필요 여부가 다르다
한국은 220v 미국은 110v입니다. 그런데 노트북과 핸드폰 충전기는 프리 볼트라 돼지코만 끼우면 미국에서 쓰는데 전혀 문제가 없지만 한국에서 쓰던 다이슨 드라이기를 미국에서 쓰려면 전압기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런데 변압기를 쓰면 전자기기가 쉽게 상할 수 있다고도 들었는데 이 때문인지 한국-미국 다이슨을 서로 교환하는 글이 미준모 카페 같은 곳에 심심찮게 올라옵니다. 1~2년 단기 거주를 하시는 거라면 드라이기는 여기 와서 구매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리고 모든 전자기기를 쓰기 전에 프리볼트 여부를 확인하고 돼지코를 사용해야 합니다.
팁: 변압기 없이 쓸 수 있는 제품인지 확인한 후, 안 될 경우 미국 내에서 새로 구매하는 것이 오히려 안전하고 오래 씁니다.
7. 학생증 할인과 도서관 혜택을 적극 활용하자
미국은 학생증 할인 제도가 많이 있습니다. 사시는 곳의 뮤지엄이나 관광명소를 찾아보면 학생증 할인이 있는 경우가 많고 아마존 프라임, 우버, Peacock 등은 6개월간 무료 또는 할인 같은 프로모션을 합니다. 그리고 나이키 등 의류 쇼핑몰에서도 학생임을 인증하면 상시 할인을 적용해주기도 하니 쇼핑할 때 잘 체크해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이와 더불어 학생증 할인과는 별개로 동네에 있는 Public Library 혜택도 잘 알아보면 도움이 됩니다. 보통 공공 도서관의 경우 Library Pass를 운영하면서 관광명소와 연계하여 무료나 할인 혜택을 제공합니다. 제가 사는 보스턴 동네는 H mart에서 화,수,목에 학생증을 제시하면 결제금액의 5%를 할인해주기도 합니다.
팁: 학생 할인 제도를 항상 확인해봅니다.
8. 팁 문화에 익숙해지자
한국이랑 가장 다른 점이 팁의 유무인 것 같습니다. 미국에서는 점원이나 직원에게 어떤 도움을 받거나 서비스를 제공받으면 팁을 항상 고려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투어 가이드를 받으면 투어 비용의 10~15%를 가이드에게 별도로 드립니다. 미용실도 마찬가지 입니다. 그래서 미국 내에서 다른 지역을 여행갈 때에 항상 현금을 가지고 다니는 것이 좋습니다. 외식을 하게 되면 점심은 15~20%, 저녁은 18~25%를 팁으로 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팁은 원래 세전 가격을 기준으로 산정했는데 요새는 세후 가격으로 자동 계산되는 것이 보편화된 것 같습니다. 그리고 단체손님의 경우에는 Gratuity(봉사료) 등의 명목으로 팁을 20~25% 일괄 부여하기도 합니다. 팁이 자동으로 부과되면 별도로 추가 팁을 내지 않아도 되고, 정말 서비스가 좋았다면 내고 싶은 만큼만 추가로 주면 됩니다. 마지막으로 맥도날드, 스타벅스나 푸드코트처럼 가서 주문하는 경우에는 팁을 내지 않아도 됩니다.
팁: 영수증 하단을 꼭 확인하고, 이미 팁이 포함되어 있다면 추가로 낼 필요 없습니다. 셀프 서비스의 경우에도 팁을 내지 않아도 됩니다.
9. 스몰토크는 일상
미국에서는 아파트 엘레베이터에서 처음 본 이웃, 아이 학교에서 우연히 마주친 다른 학부모, 관광짐에서 어쩌다 동선이 겹친 관광객 등 다른 사람들과 스몰토크를 많이 합니다. 보통 할 말이 없으면 날씨와 같은 공통 관심사를 끌어내거나 그것도 없으면 상대방의 신발이나 패션을 칭찬하거나 질문을 던집니다. 다만, 직접적으로 외모에 대한 칭찬(예를 들면, 예쁘다, 얼굴이 작다, 피부가 하얗다, 날씬하다 등)은 금기시되니 그 부분만 주의합니다.
팁: 처음엔 어색해도 자주 접하다 보면 익숙해지고, 지역 사회에 융화되는 데도 큰 도움이 됩니다.
10. Referral 제도를 적극 활용하기
미국에서 신용카드를 만들거나 어디 사이트에 새로 가입을 하거나 첫 구매를 하기 전에 우선 지인을 통해서 가입하는 방법이 있는지 주변에 알아봅니다. 이런 식으로 Referral를 받으면 소개해주는 지인도, 그리고 본인에게도 더 유리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덜컥 가입을 하기보다는 미리 비교해보고 Referral를 통해 구매하거나 가입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팁: 무작정 가입하기보단, 지인에게 추천 링크를 먼저 받아보는 습관을 들이면 돈도 절약되고 정보도 얻을 수 있습니다. 보통 어디서나 온라인 첫 구매는 다양한 혜택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영어는 노출이 핵심입니다.
미국에 산다고 해서 영어 실력이 저절로 늘지 않습니다. 영어는 무조건 인풋에 비례해서 아웃풋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학생이라면 학교 수업을 들으면서 학교에서 별도 제공하는 언어 지원 프로그램이나 언어 교환 프로그램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고 문제는 배우자를 따라 온 분들인데, 이런 분들은 도서관, 커뮤니티 컬리지, 자녀 학교 학부모 모임, 비영리 봉사활동 등을 통해 계속 영어에 노출시키고 영어로 대화하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팁: 매일 영어로 말할 기회를 의도적으로 만들고, 틀리더라도 용기 내어 계속 시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상입니다. 이외에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댓글로 알려주세요.
다들 즐거운 미국 생활 하시기를 바라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