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분법으로 나눌수 있을만한것이 아니기에, 질문자체가 틀렸기도 하지만, 굳이 한번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글을 잘쓰는 사람이 되고싶은가,
혹은, 글 쓰는걸 좋아하는 사람이 되고 싶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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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여름에 여기에 와서, 꼭 일년이 지나자 새로운 사람들이 오기 시작했다.
일년이란 세월이 흘렀고, 지금은 2003년도가 아닌 2004년도인데,
그래서 365일이란 많은 날짜들이 지나갔는데,
새로오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일년전에 내가 했던것과 똑같은것들을 궁금해하고, 똑같은 시작을 한다. 내가 받았던 도움을 그 사람들은 똑같이
나에게 받고 있으며, 내년에도 똑같은 도움을 그 다음 사람들에게 줄것이란 표정들이다.
이렇게까지나 똑같아 보이는 이 사람들 모두는,
공부를 잘하는 사람이 되고싶어서 여기로 오는것일까, 혹은 공부를 하는것이 좋은사람이어서 여기로 오는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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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잘 쓰는 사람이 되고싶어한다면, 명예를 선택한것쯤이 될테고, 글쓰는걸 좋아하는 사람이 되고싶어 한다면, 글쎄.. 조용한 행복을
선택한것쯤 될듯하다.
참 쉽지 않은 선택이다.
무엇인가를 '잘'한다는것은, 감히 '행복'에 견줄만큼 좋은것이기 때문이다.
현대의 무엇인가를 이루어낸 많은 천재들은, 그래서 글자를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법한 이름들을 가진 사람들은,
무엇인가에 '행복'한 사람이었다기 보다는, 무엇인가를 '잘'하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난, '명예'란 것을 내 인생에 꼭 한번쯤은 가져보고 싶어한다.
하지만 결코, '조용한 행복'을 난 버릴수가 없기에, 후자를 선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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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슬픈 유학생, 폼 그만잡고 원래 버젼대로 가겠슴다..-_-V
돈복도 지지리 없고, 줄도 맨날 잘못서는 어슬픈넘, 하느님이 불쌍해서 하나 내리신 복이 있다면, 인복.
그 인복덕에 전 제가 천재라고 기억하는 친구들을 학창시절에 세명을 만날수 있었답니다.
첫번째 인물, 정우성. (본인의 허락을 구할길이 없어 가명으로 갑니다)
평범한 천재들도 할수있는 일들은 기본적으로 갖춤, 굳이 식상한 예를 들자면, 전교 1등을 놓치지 않는 정도. 사전은 중2때 다 외웠고,
고교 정석 상,하를 실력으로 들고다니던 친구.
(네.. 압니다. 지금쯤 나같은 넘이 어떻게 이런 녀석이랑 친구가 됐는지 의아해 하고 계시단걸..)
어슬픈넘 어릴때부터 무척이나, 무척이나 잠이 많았답니다.ㅡ.ㅡ;; 그래서 중3때도 수업시간의 절반은 잠으로 보냈는데, 그러기 위해선
제일 뒤에 앉을수 밖에 없었거든요. 근데 이녀석이 하필이면 반에서 키가 젤 큰관계로 제일 숨기 좋은 자리에 맨날 앉는게 아닙니까.
뭐, 분위기 흐려서 좀 미안하긴 했지만, 그렇게 짝이되어 거의 일년을 보냈다는... 쿨럭..
특히 우성이가 인상에 깊이 남는건, 우성이는 정말 천재들만이 가지고 있을법한, 나같은 사람들에겐 부럽기까지한, 그러한 그들만의 바보스러움을
가지고 있었던것이죠.
하루는 반장이었던 그 친구가 조례시간에 반인원을 세고 있는데, 아무리 세도세도 한명이 모자란 겁니다. 울학교에서 빠워가 가장 셌던 우리
담탱이가 가만히 있을리 없고 빨리 누가 없는지 찾아내라는 호령에 분위기는 순식간에 삭막해집니다. 쌤이 드뎌 폭팔할 지경까지 이르고,
직접 하나하나 확인을 하셨더랬죠.
근데 없는 사람이 없는겁니다.
결국 그 친구가 굉장히 어슬픈 미소를 지으며 했던 약간은 식상한 말..
'절 빠뜨렸습니다..'
또 하루는,
그녀석이 수학문제를 풀고있는데, 왜 그런녀석들의 해답은 괜히 신기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호기심어린 눈으로 보고있는데, 가만히 보니
문제푸는것이 그날 받은 우등상 상장뒷면이라..
어슬픈넘: 야, 너 지금 이거 상장인거 알고있는거야?
우성이: 어? 그러네, 뭐,,, 괜찮아, 집에 많어.
두번째 인물, 권상우. 상우역시, 기본적인 범상함은 장난이던 넘이죠.
고1때 이미, 한글로 되었지만 한글을 아는 내가 이해할수없는 내용으로만 꽉찬 책들을 읽고 있었던 정도. 학교 등수에 크게 연연하지 않았으면서도
엘리트코스인 서울대진학, 졸업전에 회계사 가뿐히 합격. 그냥 운이좋았다고 말할수 있는 여유로움,
이 친구와는 어떻게 친구됐냐구요..
전 우성이랑 짝을 했을때랑 같은 이유로 뒤에 앉았었고(ㅡ.ㅡ;;),
상우는, 그때 선생님들에겐 죄송한 말이지만 솔직히 말해서, 학교수업이 별 의미가 없는 친구였기때문에 뒤에 앉아서 혼자 공부하던 연유로..
쿨럭..
유난히 기억에 남는건, 저에게 했던 몇마디들..
그무렵 술을 알고 담배를 알아가기 시작했던 전 더더욱 잠에 취해살았고, 그런 저를 부모의 눈빛으로 걱정스럽게 쳐다보던 그녀석이,
어느날,
"야, 오늘 서면가자"
잠이 번뜩 깬 전 괜한 의무감마저 들었고, '그래 임마 공부가 다가 아니다'란걸 보여주기위해 그 녀석의 늦바람(?)을 위해 한참을 고민했는데,
결국 상우가 날 데리고 간곳은 서면의 책방.. 세시간을 기냥 옆에 세워두고 대학생들 옆에서 책을 읽어대고, 평소 몇백원이 아까워 매점을
안가던놈이 몇만원치 책을 미소와 함께 사는장면이 꽤나 인상깊었던 친구죠.
사실 더욱 인상깊었던말들도 몇개있음..
"야, 너 옷많지. 나 요새 입을 옷이 없으니, 니 옷 몇벌만 나줘, 나 저번에 샀던 책들 다 읽었으니 너 줄게.."
대학교 1학년때 뜬금없이 불러내더니,
"너 4년제 갔다고? 비(세번째 인물)하고 얼마전에 니얘기 하다 들었다. 솔직히 걱정많이 했는데,,,,,, 넌 천재야.."
(ㅡ.ㅡ);;;;;;
세번째 인물, 비..
이 친구하고는 사실, 놀면서 친구가 됐기 땜시 카리스마 넘치는 천재성은 옆에서 보지 못했음.
인상에 깊었던건,
고2때 어슬픈넘과 어슬픈넘의 친구들과 놀러도 다니고, 그때 당시 꽤나 이뻤던 여친이랑 노니라 성적은 많이 떨어졌었음..
(똑똑한 넘들의 전교등수는 아무리 떨어져도 내 반등수랑 비슷했지만서도.. ㅡ.ㅡ;;)
고3초, 여친이랑 깨지고 나서 했던 한마디,
"친구야, 나 이제 공부할련다."
고3 첫시험 결과,
뭐, 이정도쯤되면 당연히 예상된 또한번 식상한 결과, 1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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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이라는 등수가, 누구나 1등을 하고 싶어하는 그 많은 또 다른 대단한 녀석들 틈에서 1등을 했다는 것이,
그녀석들을 '천재'라고 내게 인정하게 만든것은 아니다..
이유라면,
그녀석들은 언제나, 자신들이 하고싶은일들을 알고 있었고, 해야할 일들을 알고있었다. 무엇을 하면 자신들이 좋아할것인지, 자신들이 좋아하는것들을
하기위해 무엇을 해야하는지를 알고있었다.
그리고 물론, 실패하지 않았다.
살면서 수없이 많은 1등들을 보아왔지만, 모두를 '천재'라고 생각하지 않는것은, 단지 1등을 하기위해 사는것과는 다른 삶을 살던 녀석들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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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슬픈넘: 너 이번에 과학고 지원안했다며?
정우성: 응..
어슬픈넘: 왜? 니 실력이면 분명히 합격할텐데, 너빼고 전교에서 노는녀석들 다 지원했던데,
정우성: 거긴 내 적성이 아냐,
어슬픈넘: 야, 그래도.. 거기 들어가기만 하면 다들 인정해주잖아. 대학도 좋은데로 갈거고, 그럼 일반 인문계를 갈거야? 니 실력에?
뭐든지 잘하는넘이 적성은 무슨,,
정우성: 그냥 난,, 내가 하고싶은일을 하면서 살고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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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인정하는 천재가 스스로 되어봄은 어떨까..
반드시 1등이 될필요는 없다.. 아니, 정히 것도 되어보고싶다면 조금 나중에 되어도 늦지는 않을것이다, 분명.
내가 원하는것과, 하고싶은일을 알고 산다는것, 그리고 그것들을 위해, 해야할일들을 행복한 마음으로 묵묵히 해나가는것,
그런다면, '실패하지 않는다는것'은 분명 '덤'정도 일것이다.
아무리
먼 거리라도, 지금 그곳을 향하고 있다면, 오늘 하루 단 한걸음만 내 딛었음에도, 그만큼 '가까워 지는 중'인것이다.
대화#
대화라는것은 참으로 즐겁다.
흔히들 '수다'라고 명명되는 이것은, 우리네 남자들이 하기에는 간혹 핀잔을 들어야만 하는 경우도 있지만,
아뭏튼 나는 대화를 즐긴다.
잘한다는것#
대화를 잘한다는것은, 두가지 정도의 능력쯤으로 이루어질것이다.
하나는, 상대방의 의중을 잘 파악하는것,
둘은, 자신의 생각을 조리있게 잘 풀어나가는것,
대화를 잘 하는 사람들은 어딜가나 인기가 좋고, 성격이 시원시원하기 마련이다. 대화가 잘 통하는 사람은, 좋아하지 않을래야 좋아하지 않을수
없기 때문이다.
Soul-mate#
사십이 다 되어가는 미국인 친구가 한말이다.
"결혼상대를 고를때는, 대화가 잘 통하는 사람을 찾도록해, 데이트의 즐거움을 얼마간 즐기고, 결혼을 한후 섹스에 몇년을 행복해하고
난다음에는, 그래서 더이상 데이트와 섹스가 부부생활의 많은 부분을 차지 않을무렵에는, 대화가 즐거워야돼. 다시말해, 소울메이트가 필요하단
말이지."
오해#
간혹, 대화라는 것은 하는 중에도, 그리고 한참이 지난후에도 전혀 알지 못하는
엄청난 오해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대화에서 사용되는 수많은 단어들은, 결국 그 단어들을 내 뱉는 사람들의 단어이기 때문이다.
극단적인 예로,
어느 연인의 대화에서,
여자친구가 애교어린말로, 자신의 마음을 다 몰라주는 남자친구에게 '바보~' 라고 했을때, 평생 연애란 해본적도 없고, 고지식하기가 그지없던
게다가 공부만 평생한 남자친구는 그 말을 고지곧대로 듣고는, '뭐? 바보? 나 이래뵈도 항상 똑똑하단 소리만 듣고사는데, 바보라고? 바보?
아~~~~아~~악~~!!'
하며 경악을 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약속장소에 늦게 나간 사람이 친구에게, 많이 기다렸어? 라고 물을때, 그 '많이' 라는말은 그말을 함과 동시에 그 말을 내 뱉는 사람의
'많다'라는 것에 정의되어진다. 하지만 그 말을 듣게 되는 친구는 그와 동시에 내뱉어진 말의 의미와는 다른 그 말을 들어진 그 친구만의
'많다'라는 의미가 정의되어진다.
십분씩이나 기다린 친구는, 그걸 많이 기다렸다고 생각할것이고, 고작 십분을 기다린건 알고난 그 사람에겐 그다지 많이 기다리지 않은것이라
더이상 친구에게 미안해하지 않아도 될듯한 일인것이다.
배움#
대화를 통해서 많은것을 배우기도 한다,
전혀 생각해보지 못했던 것을 타인에게 듣는다는것, 많은 정보들, 한가지 사실이 모든사람에게 틀린 무게로 작용할수 있는것에 대한 느낌의 전달.
또한, 말을 함으로써, 많은 것들이 정리되기도 한다.
나는 가끔, 내가 평소에 결론내지 못했던 생각들이, 의외로 쉽게, 내가 말을 내뱉음으로써 정리되고 결론내어 지는걸 느낄때가 있다. 이건,
나의 대화로부터, 내가 내 생각을, 그리고 내가 어떤 생각을 하고 사는지에 대한, 배움이다.
한계#
언제나 완벽한것은 없다. 대화란것 역시, 엄청난 한계를 지니고 있다.
말을 잘하는것은, 때로 사람을 단지 '현혹'시키기도 한다.
대화로써 그 대화안에서 엄청난 사람이 되어지는 사람들이 많이 있지만, 그 사람들 모두가 그 사람들이 대화중에 말한것처럼 대단한 사람들이
아닌 경우는 수도 없이 많다.
굳이 정리하자면, '말뿐인 사람'인것이다.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면, '거짓말'이 된다.
정말 아쉽게 생각하는 부분이지만, 분명 '거짓말'도 '대화'중 한 부분이다.
대화#
대화는 즐겁다.
특히나 사랑하는 사람과 나누는 대화는, 내 수명이 줄어간다고 한들, 참지못할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