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학의 졸업식..Commencement 라고 하죠..동팡이네 학교는 일단 팀을 여섯으로 나눕니다..세군데에서 오전오후반으로 나누고..요는
교통체증이죠..덕분에 시간에 코에 닫도록 늦은 동팡이..차 안막히고 세이프됩니다..(이노무 늦잠자는 버릇은 언제 없어질려나..)
동팡이의 학부 졸업식..집안 식구들이 서둘러서 나갑니다..
"빨랑빨랑..늦었단 말야.."
그리고 도착한 학교..파킹하는 동팡이 뒷통수에 들리는 날벼락..
"야..졸업 가운 누가 챙겼냐.."
결국..동팡이는 졸업식의 하이라이트..사진찍기를 포기했다던 과거가..
그런 아픈 과거가 있는 졸업 가운을 사라고 합니다..40불이라나..일단 가운을 삽니다..근데..이거이 봉다리에 들어있는거라 구깃구깃합니다여..동팡이
군발이 시절의 갈고 닦은 재주를 발휘해서 다름질을 합니다..퐁퐁:물:딱풀의 비율을 1:1:1로 만들어서 섞습니다..그렇습니다..이거이 칼줄의
황금비율이죠..푸하하하..내일 느그들 뻑간다..잘하면 바지에 손도 베일거 같습니다..
졸업식 당일..부리나케 달려간 졸업식장..동팡이 과 친구들이 한마디 합니다..
Made in Japan 친구.."야..너 다림질 했구나..죽인다..나도 다렸다.."
동팡이 속으로 되새김니다..'너 다림질했니..빗자루질 했니..'
이런 와중에 딴친구가 동팡이 가슴을 철렁하게 만듭니다..
"동팡아..너 사각모에 있는 숄이 없다.."
아뿔싸..이거이 해병대 팔각모도 아니면서 모하러 각을 잡으려고 그랬는지..숄빼고 다렸다가..칼줄의 위력에 넘 뿌듯한 나머지..까먹은겁니다..T.T.
"이거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제껴줄텐데..어쩌냐.."
발을 동동 구르는 동팡이를 걍 무시한채 졸업식은 시작합니다..
과를 상징하는 깃발을 앞세우고 (이런거 있는지 첨 알았습니다..)..Dean이 같이 입장을 합니다..저희는 자리를 잡고 앉아있고..Dean은
단상으로 올라갑니다..이후로 이어지는 식순은 모든 공식적인 행사가 그렇듯이..무슨 직함 그럴듯한 양반들이 돌아가면서 일장연설을 합니다..
"젠장..졸업하는 마당까지 영어가 잘 안 들리냐.."
여러분들의 아들딸, 형제자매, 친구들은 우리의 엄격한 시스템 아래의 고난(hardships)속에서..생존(survive)해서 이 자리에
있는겁니다..딥따리 이들을 자랑스럽게 생각해야 합니다..두 단어..hardship보다는 survive가 더 가슴에 애립니다..그려..난
살아남은거여..
그런 긴 연설이 한시간이 지날 무렵..(정말 길기도 길다..) 우리들은 언제나 모든 공식적인 모임의 연설이 그렇듯이 귀기울여 듣지 않습니다..우리들끼리
오손도손 모여 수다떠느라 정신이 없습니다..다른곳에서 공놀이도 하더군요..
드뎌 연설이 끝났습니다..이제 본게임이 시작됩니다..각 school의 dean이 단상 정면에 나와서 말합니다..
"무슨 무슨 학위 대상자(candidate) 일어나십시요.."
이럼 그 해당하는 학생들이 박수치며 소리소리 난리난리 치며 일어납니다..
"Master of 어쩌구..Master of 저쩌구..총 몇명의 candidate에게 학위를 주시기를 요청합니다.."
이렇게 모든 학위자가 일어서게 되면 이제 부총장이 나서서 말을 합니다..
"여러분의 요청을 받아들여 몇명의 candidate들에게 degree를 수여합니다.."
짜고치는 고스톱인데 막상 당사자의 심장은 터질거 같은 순간입니다..
이제 순서대로 단상으로 나갑니다..각자가 자기 이름이 적힌 카드를 들고 있습니다..단상에 올라가 마이크앞의 운영자에게 그 카드를 건네주면
이름을 호명합니다..부총장과 Dean과 차례로 악수를 하고 내려옵니다..이거 두시간 넘게 걸리더군요..
미국 대학의 졸업식..정말 예식답게 장엄하게 합니다..교수들의 복장이나..학생들의 복장..아카펠라로 부르는 미국국가며 교가 (역시 있는줄
첨알았습니다..)학교는 가급적 장엄하게 할려고 합니다..그렇지만 졸업생은 졸업식 이란거 자체가 축제의 무대입니다..지나간 한 단계의 종착역이죠..다음
단계의 출발역이기도 하지만..그 순간만큼은 지나간 몇 학기의 시간을 스스로 축하하려고 합니다..
엔간하면 그런짓 안하는데..비디오를 구입했습니다..3주만에 오더군요..
틀어보는 순간..놀랐습니다..customized된 겁니다..동팡이가 단상에 올라갔다 내려오는게 녹화되어 있는겁니다..구입하는 용지에 학위를
쓰게 되어 있습니다..그걸 보고 그 부분만 편집 하는거죠..막판까지 예측불허..공부기간 내내 동팡이를 긴장하게 만들었던 미국 대학의 시스템..
(빡셀거라고 생각했던데는 널널하고..널널할거라도 믿은덴 빡쎄고..)
잠시
동팡이의 생활 점검을 위한 태평양을 건너신 동팡 모친님..부엌을 보고 한말쌈하십니다..
"내..너 이렇게 살줄 알았다.."
무신넘의 유학생 싱글 남자가 양념통만 한통이고..간장만 해도 세개를 쓰는지..(국간장..진간장..왜간장..)
그렇지만..이따이따..아주 이따..꿈이..동양 고대사에 관련된 책을 읽으면서..먹고 싶은거 만들어서 오물조물거리고 싶다..는게..평생의
소원인 동팡일지라도..정말정말 정신없는 학기중엔 솥단지에 개가 들어 앉아도 모를때가 있답니다..
태국에서는 쌈닭이 쌈하기전에 스태미너 보양을 위해 고추장을 먹인다는데..Fianl이라는 전쟁을 목전에 둔 동팡이처럼 연식이 좀 오래된 사람은..평소엔
빵으로 때운다고 해도..종종 그래도 한국음식을 먹어줘야 합니다..
그렇지만..박정 다닐 시절..옆의 분식집..
부대찌게 하나에 4500원주고 툴툴대면서 먹던 시절이 어즈버 꿈이런가 하노라..지역에 따라 가격의 차이가 있지만..미국에서 한국 음식의
공통점..비!싸!다!!?!
동팡이 사는 동네에서 순두부라도 한그릇 때릴라치면 8불이 넘는 가격에 팁까지..요즘처럼 고환율시대에 사는 우리는 한그릇에 만원이 넘는다는거겠죠..그노무
찌게는 한국거랑 모가 다르길래 그리 비싸냐..다르죠..엄청난 조미료의 차이..(찌게를 끓이는건지..조미료를 끓이는 건지..)
그래도 송충이는 솔잎을 먹어야 한다는 만고의 진리아래..한국인은 그저 비싸더라도 얼큰한 찌게에 밥 한공기를 뚝딱거려야..(요기에 소주도
한잔..그럼 한마디로 쥑인다 이거죠..머리에 쥐나는 말로는 錦上添花라고나 할까..)해서 날 잡아서 제대로 된 한국 음식점을 찾는 날이라도
있을라치면..평생 한국 음식은 구경도 못해 본 사람마냥 먹어대겠죠..
어느 날..몇몇 아는 사람들과 한국 식당을 갔겠죠..어느 효성스런 세살바기 딸네미..엄마가 먹던 미소국이 엔꼬가 나자..조용히 국그릇을
들고 일어섭니다..재가 모하나..??..부엌을 들어가서 국을 한 그릇 더 받아서 나옵니다여..이에 그 모친님 가라사대.."야..우리
갈비 그릇 들려서 주방 보내자.."기가막힌 동팡이 한마디 합니다.."딸을 아주 앵벌이를 시켜요.."
애가 무슨 죄가 있겠습니까..그져 어른들이 웬수지..평소 얼마나 게걸스럽게 먹었으면 세살먹은 애가 저러겠습니까..시청각 교육의 힘이 뼈속
깊이 사무쳐지는 순간입니다..
잠이 부족한 유학생..많이 먹는다..그럼 졸리겠죠..누군 밤샘 하고 싶어 한답니까..누구보다 우리들도 자고 싶다구요..피곤한데..배까지
부르다..그럼 대형 사고 터진다..고로 굶는다..지금 잤다간 당장 due time 빵구나게 생겼는데..나중에 나이 더 들어서 위장 빵구나는거
지금 걱정하게 생겼습니까..(불이 눈썹에 붙어서 다들어가는데..지금 딴데 신경쓸 겨를이 어디있답니까..)
동팡이의 식생활을 볼라치면..한국 슈퍼에서 밑반찬을 조금 사다 냉장고에 넣습니다..밥은 전자 밥솥에서 하구요..(100시간은 버텨요..3인분이
100시간을 간다..?? 현실입니다..)이제 밥 먹을일이 있음..밥 한공기 퍼서..젓가락 푸욱 꽂아놓고..냉장고 앞에 펑퍼져 앉습니다여..반찬을
앞에 펼쳐 놓고..그냥 밥을 먹습니다..다 먹으면 다시 반찬 넣습니다..소요시간 5분..처음에는 내가 이러고도 살아야 하나..무슨 영광이
있다고 이러나..서럽기도 많이 서러웠는데..이 짓(?)도 계속하다보면 그저 그러나부다 해요..남들이 보면 좀 추하다고는 하더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