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4시반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도저히 안되겠다..열라 졸립다..자자.."
눈을 반쯤 감은 구영탄의 그것을 해 가지고..동팡이 차에 시동을 겁니다..까박대며 과를 나서는 동팡이..바로 앞의 사거리를 통과할 즈음
입니다..
"쿠다다당.."
평소 제정신일땐 알아서 용케 피해가던 아스팔트 패인 곳..이번엔 용코로 걸렸나 봅니다..무언가 둥그스름 한게 옆에서 떽떼구르..같이 굴러갑니다..
"어디서 많이 보던 친숙한 물건인데...가만..동팡이 차 바퀴에 달린 플라스틱 휠 아닌가?.."
차 세우고..씹퉁씹퉁 거리며 줏어다가 다시 낑겨 박아 넣습니다..아다리가 맞질 않습니다..아구리가 조금 깨졌습니다..우씨..돈 또 깨지겠네..무언가
허전한 차바퀴를 가지고 다시 기숙사로 향합니다..
하이웨이를 타고 가는데 암만해도 차가 이상합니다..혹시?..하는 생각에 핸들이 놓아 봅니다..이런 아뿔싸..동팡이 애마..이거이 무슨 바닷게도
아니고..바로 대각선 운동을 합니다..옆차선으로 가 버리는 겁니다..그냥 냅두면 강물로 들어갈꺼 같습니다..영어로는 flat tire..일반적으로
빵구라 하는 일이 벌어진 겁니다..
하이웨이의 다리 위..그것도 코너 도는 중간에 차를 세웁니다..모가 반갑다고 비까지 내리는지..궁상..그 자체의 모습을 100%하고 있습니다..
차 트렁크를 열고 자키를 꺼냅니다..밑으로 기어 들어가 받혀 놓고..차를 듭니다..절반쯤 올라가 바퀴가 조금 들립니다..이 순간..차가
움찔하더니..뒤로 밀립니다..아뿔싸..사이드 브레이크를 잡지 않고 그냥 차를 올린겁니다..넘어가는 차를 잡겠다고 본능적으로 손을 내밉니다..동팡이의
굼띤 행동이 그렇게 복스러웠던 적은 없었드랬습니다..하마터면 정비소보다 응급실로 먼저 갈뻔 했드랬습니다..
동팡이 학부에서 축제할때 였드랬습니다..공대 건물 앞에 쪼그리고 앉아 있었죠..(파트너랑 다소곳이 알공달공 하면서 있었냐구요?..남 아픈
가슴 찌르면 기분 조쵸?..)건물앞에서 단과대 무슨 행사가 있었는데..누군가 그 앞에 주차해 놓고 사라진 겁니다..한 명이 철사 쪼가리를
가지고 오더니..창문 틈으로 넣어서 문을 열려고 합니다..
"역시 공대야.." 그들의 기계적인 두뇌에 대한 감탄이 미쳐 사라지기도 전..
"우씨..야..다 모여.."
주변의 사람들을 모으더니..그 차를 들어서 옮기려고 합디다..그 날의 충격이 아직도 잔향으로 남아 동팡이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나 봅니다..
갑자기 뒤에 싸이렌 소리가 들립니다..이리 경찰이 반가울때가 없습니다..
경 찰 : Can you speak English?
동 팡 : I can(!) do it
근데..담부터 경찰..동팡이에게 암말도 걸지 않습니다..
오호라..한국서 배우던 발음상의 문제점..can과 can't가 문제였던 겁니다..
동팡이 친구들은 알아 듣습니다..동팡이가 can이라고 하면 can이고..
can't를 하고자 할때에는 cannot을 쓴다는걸 경험으로 알기에..
동팡이..주저리..주저리..이러저러리 말을 해 댑니다..
경찰 아저씨...눈치 깐 모양입니다..짜식..발음이 개판이군..
이젠 둘이 낑낑대며 비 맞은 개꼴해가며 쪼맨하고 아담한 스페어 타이어로 갈아 낍니다..
타이어 한짝 가는데 백불 가까이 깨집니다..
순간의 실수가 한달을 좌우한다고..
이 짓..한달에 두번해 보십셔...손가락 빨고 살아야 함다..
동팡이가
처음 핸디를 만든 이유..전화를 신청했는데..이 인간들이 석달이 지나도록 연결해주지 않네여..(동팡이의 유학 현지기..전화 신청편 참고..)견디만
못한 동팡이..후배 권모군을 끌고 핸디를 하러 갑니다..
핸디 아줌마.."크레딧이 없어서..deposit을 내야 할껄?.."
동팡이.."얼마요..?"
핸디 아줌마.."Sprint 170불..AT&T 800불..1년 있음 찾을수 있어.."
동팡이.."우와..열라 비싸다.."
그러면서 우아하게 갈굼의 눈초리로 시민권자인 권모군을 따사롭게 바라 봅니다..
권모군.."형..그럼 내껄로 해.."
매달 권모군에게 일수찍는 기분으로 요금을 줍니다..거 열라 불편하더만요..같이 기숙사에 있을때에는 몰랐는데..둘 다 밖으로 나오니까..자주
보는것도 아니고..몇달치를 몰아서 주려니..지출도 크고..
"너..지금 적금 타는 기분이지?.."
이윽고 의무 사용 기간이 끝나던 날..
동팡이..본인 명의로 된 핸디 계정을 시도합니다..
"어?..핸디 만들 크레딧은 되요?.."
크레딧 쌓기가..모 어릴적 하던 집짓기 놀이마냥 쉽게 되는것도 아니고..젠장..이건 핸디 뚫는데도 떨어야 하니..
그렇게 해서 산 미국 기준 최신형(?) LG 핸디..역시 우리의 것은 소중한 것이여..이에 동팡 동생..한마디 더 합니다..
"어?..이거 내가 한국서 1년전에 쓰던건데?..
어라?..이게 모야..기능은 절반 밖에 안되잖아?..
미국에서 태어난 교포 2세, 특히 어린이 2세..소 닭보듯 한국을 보다가..한국에 대해 감탄사를 연발 할 때..딱 두가지..배(신고배)
먹을때와 한국 핸드폰을 볼 때..
안의 핵심 기술이며 부품..태반이 외국산이네..자체 개발력은 꽝이네..말은 많아도..삼성, LG의 핸드폰이..미국 시장을 꽉 잡고 있는게
또 현실입니다..동부의 신흥 강호 Verizon의 경우 아예 메인 마케팅 상품으로 잡는게 LG 기계입니다..길가다 밀양 아리랑 벨소리 들어
보십셔..애국심에 가슴이 뭉클합니다여..
"동팡아 모하냐?..시간 비냐?..술 먹자.."
그치만..역시 핸디의 가장 큰 문제점..이거이 족쇄이자 비상연락망인기라..(역시 Caller ID 기능이 짱이야..미우면 안 받잖아..난청지대가
많으니 핑계거리도 있구..)
"동팡아..집에 들어 올때 간장 좀 사와.."
한국서도 그러시던 동팡 모친..미국 오셔도 그러시더만요..
"너 이걸로 싸움하니?..액정 깨지고..왜 이리 엉망이야?.."
똑같은 잔소리..역시..마찬가지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