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끝자락으로 갈아타는 시간 포함..7시간 반의 여행 끝에 도착한 LA 공항.. 그리고 버스를 갈아타고 다시 2시간여만에 다다른 산타바바라.. 새로운 세계..새로운 전공이라는 근심걱정속의 묘한 긴장감이 사람을 짜릿하게 만듭니다..

그렇지만..이런 마음의 답답함조차.. 맑은 하늘에서 내리치는 햇살의 청량함속에 서서히 사라집니다..

2불이 넘는 Gas 값에 히겁을 하다가도.. 신호가 버뀌어도 뒤에서 빵빵거리지 않는 운전자가 너무나 신기하고.. 지도 들고 길에서 아리버리하게 있으면 다가와 길을 가르쳐 주는 친절함도 어색합니다.. 기후가..풍토가 사람의 인성을 결정한다는 Ratzel의 환경 결정론이 맞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까지의 모든것을 無로 돌릴 각오를 하고 선택한 이 길.. 유학에서 또다른 선택을 한다는거..올인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지난 1년 동안 많은 고민과 망설임 끝에 선택했지만.. 이 순간까지도 확신을 가지지 못하는것도 사실입니다..

이제부터는 털어놓을 말이 참 많아질거 같습니다..

동팡이 전공은 지역모델링..주로 데이타 가지고 장난치는거져..정확히 말해 GIS Modeling... 간단한건 엑셀이나 엑세스로..복잡한건..전엔 듣도 보지도 못했던 이상야리꾸리한 패키지로.. 일하면서 엑셀이 3만5천 케이스 이상은 읽어들이질 못한다는것도 알았구.. SPSS를 통계 분석이 아닌, 데이타 오프닝을 위해 쓰기도 해 봤드랬져.. 즉..세상만사 모든 일을 컴으로 해결했다는거겠져..(텍스트 150메가를 컴없이 무슨 재주로 보남..)

이런 동팡이에게 무진장 취약한 건..먼저 단어 스펠링.. MSWord의 스펠링 기능이 원체 뛰어난기라..지가 알아서 착착..체크해주니..
"가만있자..특성이란 의미의 캘리터리스틱의 스펠링이..어케 되드라?.."(사실..지금도 잘 모름..)
또 하나..사칙연산에 무진장 취약하다는 거겠죠.. 엑셀의 그 파워풀함..모든 기능의 10%는 써봤을라나??..(이거이 아인쉬타인 뇌도 아니고 말야..)
"아..젠장..계산기로 제곱승하는게 모 이리 복잡하냐..몰겠다..엑셀에서 삿갓씌우자.."

이런 동팡이가 선택한 새로운 전공..통계.. 컴없이는 아무것도 못하는 동팡이에게..(인터넷없는 지난 한달..금단현상에 몸부림쳤져..) 연필과 스크레치북이면 모든게 해결되는 전공..무진장 낯서네여..

"동팡이..너 온거..환영하기는 하는데..수학쪽으로 무슨 백그라운드 있니?.."
"경제 수업하면서..했지.."
"그게 다야?.."
동팡이 어드바이져..동팡이 성적표를 학부꺼서부터..유심히 살펴봅니다..

"(학점 죽이지?..학생 하나는 제대로 뽑았다니깐..)" 동팡이...만면에 미소를 띄우며..쳐다봅니다..
"안되겠다..너 수학적 백그라운드 너무 없다..학부꺼서부터 다시 챙겨 들어라.."
울다가 웃으면 몸이 변한다는데..웃다가 울어도 변할까?..

수업이란게 죄다 수학과 수업일색입니다.. 말로만 듣던 선형대수..교수가 첫 시간부터 드립다 증명만 하나 가득 해댑니다.. 고2때 삼각함수 증명이 전부인 동팡이..눈이 핑핑 돕니다.."이게 필요해?.." 재무할때 간단히 계산기로 뚜들겨댔던 이자율도 미적으로 때려댑니다..원리를 알아야 한다나?.. 서론과 결론은 아는건데..본론이 아는 방식과 다른 방식입니다.."저게 저렇게 유추되는거야?.." 말한대로 모든 과정이 연필끝에서 나옵니다..과 랩실에 컴이 꼴랑 다섯대뿐인게 이해가 갑니다..

공간/금융 통계 할려고 여길 왔는데..당분간 그건 구경도 못할거 같습니다..

 chapter 3 동팡이의 미국 이야기 - 52.동팡 in California

 chapter 3 동팡이의 미국 이야기 - 53.새로운 전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