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화요일 파이널을 쫑냈습니다.. 밤샘의 귀재..동팡이..다 죽었습니다..이틀 꼴랑 잠 못 잤다고 입술터트리고 다닙니다..

첫 과목..이건 강하게 디펜스로 나가야 B에 안정권으로 접어드는 시험이었드랬습니다.. 중간고사..떡 쳤습니다..(4문제 내는데..하나 삑사리 나면 잘해야 75점이니..) 결국..파이널에서 만회하지 않는다면..대형사고 터집니다.. (학부수업인 관계로..C 혹은 D도 흔하게 볼수 있는 과목입니다..) 그 과목..이틀 난리부르스 떤 덕택에 선전했슴다..

두번째 과목?..반평균이 60점만점에 21점인 과목입니다..애오라지 증명만 냅디다.. 그래도 두번의 midterm..나름대로 선전해서..기말만 어느정도 하면 A 나옵니다.. 시험 보고 나오는 길에..하늘 쳐다보며..그랬습니다..."C8..C다.."

이틀 동안 세 과목의 파이널을 끝냅니다.. 꼴랑 세과목 보는거 가지고 죽어납니다..예전 고딩시절..일주일에 열댓과목 어케 봤는지..

산타바바라 인간들의 헐벗음은 12월에도 사그라들줄 모릅니다.. 이 넘의 학교는 옷 많이 입고 다니면 짤리는지..쫄티에 나시..핫팬티가 교복입니다.. Recreation Center에 가보면 이 악물고 운동들 하고 있습니다.. 그 이 악물은 중생중에 동팡이도 있습니다..(이번 학기..다이어트 하난 성공했습니다..) 꽤 많은 학교 돌아다녀봤지만..이렇게 가벼운 인간들만 있는 학교도 드뭅니다.. (괜시리 파티스쿨일까..공부만 포기하면 인생이 즐겁다는데..)

NetFlex에서 동팡이 고딩 시절 광분하며 무수히 봤던 천녀유혼을 빌려다 봅니다.. 왕조현이 참 이쁩니다..장국영은..파릇파릇 그 자체이구.. (파릇파릇?..이미..30대 중반이었는데?..아니다..나도 쫌 있음 저 나이 된다..파릇파릇이다..)

LA가서 사온 삼겹살 굽고..돼지고기 두둑히 썰어 넣어 멸치하고 끓인 김치찌게에 참이슬.. 컴 모니터 쳐다보면 혼자 자작하는 기분도..나쁘진 않네요..

가주에서 맞은 첫 학기..이렇게 매조지합니다..

"야..이거 대형사고 치겠다.."
해는 아까 저물고..분명 길은 잘못든듯 한데..도당체 동서남북 구분이 안되니..

동팡이도 운전을 좋아라하고..운전도 동팡이를 이뻐라하고.. 한국서는 꿈도 못 꾸던 사치(?)였지만.. 미국서는 생활의 한 부분이자 즐거움인 드라이브하기..

사고는 그 즈음 터졌드랬습니다.. 라스베가스 넘어가는 즈음에 있는 아웃렛을 갔다가..돌아오는 길.. 사막지대에서 길을 잃어버린 겁니다.. (이름도 유명한 모하비 사막..선인장에 눈쌓인건 첨 봤네여..)

아주 저 멀리 지평선께에 자그마하게 보이는 마을의 불빛.. 그리고 어쩌다가 마주치는 자동차의 불빛.. 이렇게 피조물이 만든 두개의 불빛만이 내가 문명세계에 인접해 있음을 알릴뿐.. 오직 키만한..혹은 무릎만한 잡목과..푸석푸석한 모래흙만이 전부입니다..

마땅히 길을 물어볼만한 곳도 없고.. 그렇다고 지나가는 차를 세울 작정도 아니고..(세운다고 서나?..) 찻길 주변 약간의 공터가 보입니다..거기에 차를 세웁니다..

지도를 보고..마일리지를 체크해서..대략적인 위치를 확인합니다.. (이렇게 몇번 헤매다 보면..독도법..마스터하게 됩니다..) 차 타이어를 몇번 차는데..가로등도 없는 사막 한 가운데..이상하게 밝습니다..

달빛이었습니다.. 달빛이 그렇게 밝은지..그렇게 아름다운지..처음 알았습니다..

시인이 읊었던 얼음처럼 차디찬 서릿발같은 달빛..이라는 표현.. 마음속에 불안과 초조를 지워버리고..오직 청량함만을 더해주더군요.. 하얀 은빛을 머금은 달빛..한참을 그렇게 앉아 있었습니다..

"전생에 늑대인간이었나..왜 이리 편안하고..아득하지?..
근데..이 부근에 다이아몬드백스 있는거 아냐?.."

가끔 하늘을 보고 삽시다..

  chapter 3 동팡이의 미국 이야기
- 58.파이널을 쫑낸 시점에서

 chapter 3 동팡이의 미국 이야기 - 59.달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