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파이널이 지난 후 동팡's 홈..

책과 노트..프린트물 사이로 난 작은 오솔길을 지나.. 지난 일주일의 식단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는 부엌으로 갑니다.. 싱크대안에서 새 생명이 살아 숨쉬는것 같고.. 부엌 자체가 발효과학 딤채가 된것 같습니다.. 지구 생명 탄생의 신비를 직접 체험하고 있습니다..

2. 기나긴 여정..

10주짜리 쿼터..1주일의 브레이크..다시 10주의 학기.. 21주의 시메스터와 모가 다를까요..(시험이 두번 더 있군..) 마지막 한주..캠퍼스 곳곳에 걸린 Dead Week란 문구가 가슴을 에립니다..

"이제 거의 다 왔어..쫌만 힘내.."
교수도 지쳐서 주글려고 하는 학생들을 격려합니다.. 그런줄 알면 시험이나 쉽게 내든지..

일주일 죽어라 뛰는것보다.. 하루 밤샘하는게 다이어트엔 더 직빵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확인합니다..

3. 알레르기..

무엇이 매개체인지는 모르겠지만..계속해서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납니다.. 입안에 계속 물집이 잡히고..순간적으로 목이 붓고.. 계속 목엔 무언가를 매달고 사는 기분입니다.. 몸이 지쳐서 면역체계가 약해져서 그렇다는 의사의 말..

그치만..커피 마시다..망고 먹다..ER에 실려 들어간 동생의 경험도 있고.. 이러다가 기도가 막히면 어떡하지?..란 불안감이 엄습합니다.. 핸펀 1번 저장창고에 911을 저장시킵니다.. 혼자 산다는게 이래서 서글플때가 왕왕 있습니다..

4. 바뀐 전공..

동 팡 " 두어번?..여기 사람들과 같이 술마셔 본게?.."
친 구 " 지난 한주동안?.."
동 팡 " 아니..내가 여기 온 다음부터.."
친 구 " 그걸 지금 나보고 믿으라고?.."

모든걸 접어두고 갇혀살았던..자신의 능력 부족과 한계를 뼈지리게 느낀 지난 1년이었습니다.. 내가 미쳤지..란 소리를 수도 없이 했었고..얼굴에 미소가 그닥지 자주 나타나지도 않았고.. 마지막 시험 답안지를 내면서..내가 여기까지 왔구나..란 뿌듯함도 있지만.. 아직도 가야할 길의 멀음에 아련함을 가지기도 합니다..

5. 귀향.

작년 겨울..뉴져지엘 갔드랬습니다.. 비행기가 뉴왁공항에 내리는 순간..밖에 날리는 눈발을 보며. 정말 고향에 온듯한 편안함을 느꼈습니다..
타지로 나온 사람들은 그들이 처음 정착했던 곳에 편안함을 느낀다는데.. 이렇게 저렇게 따져도 태어난 서울을 벗어나서 제일 오래 살았던 곳이니까..

3년만의 귀향.. 마음이 설레이기 보다는 많이 변했겠다..는 생각이 더 듭니다.. 태어나서 자란..내가 제일 친숙한 언어를 쓰는 곳이.. 포근함과 편안함보다는 망설임으로 다가옵니다..

서울 도착..그 다음날.. 머리하러 나간 기념으로 이대앞 민주 떡뽁이에 스탑바이..
"아줌마..떡뽁이 2인분에 야끼만두 두개 넣어 주세여.."
쓰레기만두라구요?..so what?..언제는 그런줄 모르고 먹었나?.. 그럼..이런 길거리 먹거리가 피가 되남유??..(살은 쫌 심하게 되겠다..)

국물에 반신욕을 하는 빨간 화장기가 살짝있는 떡볶이 하이얀 속살.. 그걸 숟가락으로 뚝뚝꺼서..국물과 함께 짭짭후르륵.. 그려..이거이 인간사는 맛 아니겄어..떡뽁이의 참맛은 밀가루떡이어야 해.. 이수 전철역의 고기 튀김집은 아직 있으려나?..그건 꼭 구루마에서 먹어줘야 하는데..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주말.. 친구들과 제일생명 사거리에서 만나다..
"얄짤없다..닭집으로 모이.."

소금구이 반마리..바베큐 반마리를 시켰져..근디..
"요즘 닭에 모이 안줘요?..아님 몸짱 열풍이 닭세계에도 부나?.."
닭이라고 나온것이..병아리인지..참새인지..

그래도 찬 생맥 한조끼에 알싸해지는 마음.. 포크 두개를 집어들고 전투적인 자세로 돌입.. 칠면조를 속여 파는게 아닐까..하는 의심도 가는 퍼석퍼석한 양키치킨에 비하면.. 참기름 바른듯 고소한 엽전닭..어떤 찬사도 아깝지 않으리.. 그래..역시 우리것은 소중한 것이여..
"아줌마..여기 양념하나 추가요.."

미국에서 먹는 수입 라면은 토종 한국 라면과는 질부터 다른 법.. 신라면을 디폴트로 깔고..요즘 새로 나왔다는 라면 탐방을 시작..
"너는 3년만에 한국와서 그렇게 먹을게 없니?.."
그동안 동팡이가 제일 그리웠던 맛이 이 맛이라걸 어떻게 모친님께 설명할수 있을까여..

동팡이 파덜님이 취미삼아 손수 기르시는 유기농 채소.. 상추에 깻잎을 얹고 쑥갓을 더한 다음..찬밥 한숟갈에 마늘과 양파를 곁들인 쌈장.. 마루 한 귀퉁이에 엉덩이 넓게 붙이고 앉아.. 창밖 내리는 비를 바라보며..손으로 찢은 김치와 함께 입 꿰져라 먹는 쌈밥점심.. 무엇이 이 맛과 맞짱을 뜨리오..

 chapter 3 동팡이의 미국 이야기 - 64.귀향...그리고

 chapter 3 동팡이의 미국 이야기 - 65.동팡이의 먹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