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가족..
"이아들..인나 밥먹어.."
동네 떠나가라 부르는 소리에 눈을 뜹니다.. 뜨거운 건조기속 열풍이 아니라.. 햇볕을 담북 머금고 마른 벼갯잇의 뽀송함이 빰에 스칩니다..
내 방..내 침대.. 같은 공간..같은 가구가 바다 건너에도 있건만.. 작년에 코스코에서 350불에 산 침대보다.. 이제는 쿠션이 엉망이어서..요를
깔고 자야만하는.. 중2때 리바트에서 5만원에 산 침대가 더 편한 이유는 몰까요.. 낮잠자는 동생..구찮게 굴다가 발길에 한대 채여도 즐거운
이유는 또 몬지..
2. 친구..
삼겹살에 소주..노릇한 물이 차오르는 불판의 버섯.. 맘먹으면 어디에서도 내어놓아질 상차림이겠지만.. 마주않은 20년된 친구는 함부로 나올수없는
메뉴겠지요..
지나간 얘기..잊고산 얘기..
"넌 애도 아니고..살이 막 붙냐.." 어떤 말로 갉드라고..웃고 넘길수 있는 이들..
무슨 실수를 하드라도.."그렇다고 우리가 안 볼꺼냐.."하며 욕한번 하고 웃고 잊을 사람들..
3. 사람구경..
창 넓고, 볕 좋으며..쿠션 푹신한 카페..창가에 앉습니다.. 냉커피를 시켜놓고..지나가는 사람들을 바라봅니다.. 누리끼리한 피부색에..눈
옆으로 찢어진..나랑 같은 사람들의 모습.. 쇼파로 몸이 점점 더 파고들어가며..거의 눕는 자세가 되어버립니다..
"어디 흔들의자 있는 카페는 없나?.."
4. 혼잣말..
"너 샤워할때 왜 그렇게 혼자 중얼거리니?.."
노래를 흥얼거리는것도 아니고.. 별 의미없는 그런 말들을 무의식중에 떠드는 자신을 보곤합니다.. 대부분의 시간을 혼자보내는 와중에 생긴
이상한 습관이겠죠.. 서울서..누구와 주절거리는 시간이 길어짐에 반비례해서.. 혼자 떠드는 시간은 감소하드만요..
5. 변화..
무슨 아카데미 시상식도 아니고..강남역 한복판에 웬 레드카펫?.. 군발이 시절..연대앞 독다방이..Cafe of Eagle로 변해서 히겁한
담으로.. 가장 크게 느끼는 충격 아닌 충격..
3년이란 시간동안..변한것도..참 많네요.. 싱글이던 많은 친구들이..결혼을 했고..2세도 생겼고.. 면티에 청바지였던 이들이 정장차림으로
나타나고.. 나는 얼마나 변했을까?..그대로일까?..그대로이면 이게 좋은걸까?..
인삼에
대추 황기까지 들어간 갈비탕.. 이거이 삼계탕도 아닌것이..건방지게 말야.. 그래도 계산서를 보는 순간.."그래..너 맘껏 건방지거라..
새우 한마디 달롱 떠있는 라성표 만원짜리 순두부에 비한다면..7천원짜리 갈비탕은..
양주먹자는 친구들..입을 바늘로 종종종 꼬매주고..찾은..압구정동 월매주막..
"대나무 죽통술이란게 있다..이거 먹자.."
시카고에서 날라온 녀석과 저녁도 건너 뛰고 술판을 벌립니다..
"모가 이리 달다냐..딴거 먹자..간만에 동동주나 마실까?.."
이리저리 방황을 하다가..수구초심이라..역시 고향을 그립니다..
"....여기여..참이슬 주세요.."
"넌 어떻게 하나도 안 변했냐?.." 교수님의 말씀..
정신 연령은 더 낮아졌지 싶은데여?..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오지만.. 고이 기른 제자..망가진 모습에 얼마나 가슴이 미어지실까..꿀떡
삼킵니다..
그렇게 꿈같은 시간은 흘러..출국일이 다가옵니다.. 저 멀리 보이는 인천공항..일병 휴가 복귀때 위병소가 보일때 만큼 가슴이 미어 터집니다..
이럴땐 어디가서 구름과자라도 한모금 빨아야겠는데..파덜과 함께 있으니 그것도 못하겠구..
비행기에서 잠못자는건 동팡이 집안의 고질적 문제.. (비행시간의 절반이상을 자본 사람이 없답니다..) 미국 출발하던 날..밤을 샜드랬져.."이럼
비행기 안에서 좀 자겠지.." 근데..공항까지 가는 버스 안에서 콜콜.. 그렇게 꼴랑 한시간 자고(눈을 붙였다는 표현이 더 적절한..)..한국가는
13시간내내 말똥말똥..
예전엔 시바스리갈을 따블로 달래서 원샷을 했드랬져.. 알딸딸하게 술기운이 올랐는데..잠은 안 오고..딴때는 전철서 잘만 자두만.. 결국은
그 술이 다 깰때까지 내내 그렇게 알딸딸하게 있었던적도..
"아저씨..수면제 좀 주세여.." 공항에서 비장의 무기..수면제를 삽니다..
"자고 싶은 시간 30분전에 2알 먹으면 됩니다.."
무슨 수면제를 다이아로 만들어서 금박을 입혔는지..열라 비쌉니다..그래도 우짭니까..자야지..
"젠장..잠이 소중한건..뉴져지나..캘리포냐나..비행기 안이나.."
이륙..아디오스 꼬레아.. 근데..옆에 앉은 할머니는 자꾸 동팡이에게 말을 시킵니다.. 약먹을 타이밍을 놓치고 말 받아주다 보니..할머닌
조용합니다..잡니다..!@##*!%&#$
물 달라고 해서 두알을 먹습니다..드디어 잠님이 오십니다..역시 수면제가 대안이었어.. 그리고 2시간만에 기상..수면제 한알당 약발은 1시간..T.T
눈떠보니..오호츠크해 어디쯤에 있습니다..남은시간..7시간.. 약기운이 남아 멍한 상태로 말똥말똥..
비행기에서 잠을 못자면 한가지 유리한 점은 있답니다.. 시차적응..그딴거 절대 필요없습니다.. 집에 들어오자마자 바로 뻗으면 담날이 되야
일어납니다.. 물론 아침 도착 비행기면 익스트림리 디펄런트 스토리가 되지만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