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와서 어머님이 해주시는 밥으로 불어난 몸.. 며칠동안 두부와 녹차로 저녁을 해결합니다.. 결국 다시 들어올때의 몸무게를 만듭니다..

옷에 각이 안살아서?..뚱뚱해서..무슨 병이 있어서?..모두 아닙니다.. 학기중 무슨 일이 있어도 어느 하한선까지는 떨어지는 몸무게.. 그 진폭이 클수록..그 학기는 더 힘듭니다.. 링에 오르기전..권투 선수들이 체중 조절하듯이.. 일정 몸무게를 만들어 놓고 학기를 시작하기 위함입니다..

동네 헬스 클럽에 등록해 놓고..운동을 합니다.. 여유있을때 기초 체력을 길러놔야.. 우리네에게 운동은 생존을 위한 수단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결혼 안해?.."
결혼을 위해선 연애를 해야 하고.. 연애를 하다보면 희노애락의 감정변화를 겪기마련.. 그렇게 낭비할 감정의 여유도 없지만.. 무엇보다..그 감정의 변화로 인한 후폭풍에 겁이 더 납니다..

공부하니까..란 말로 모든걸 박음질해 버린 나날들.. 문득문득..봉해진 바늘틈새로 물이 스며들지만.. 이젠 가슴에 사랑도 마른 모양입니다.. 그래도 가슴 한구석에 물기가 스며 듭니다..

강남에..압구정동에..신촌에..서로 어울려 흥청거리는 사람들.. 난 저 나이때에 모하고 있었나.. 7시에 도서관 도착..삼시세끼는 단지 빠르다는 이유 하나로..학생 식당에서 혼자.. 5시 학교 출발..학원 두타임 뛰고..막차 바로 앞차를 타고 집으로.. 그렇게 살았던 삶에 후회는 없지만..아쉬움은 남습니다.. 훗날 거울을 보며 미소지을만한 추억거리 하나쯤은 만들어둘껄..이란 생각..

미국에 도착해서 개강을 하면..이 모든걸 잊고 살겠죠.. 오늘 하루를 버티고자..일주일을 버티고자..한 학기를 버티고자.. 그렇게..정신없이..주말에 잠시 주어지는 휴식에 감사하며.. 금요일 밤..테니스 한게임 뒤에..혼자 맥주를 마시며 행복해하겠죠..

이젠 삶을 즐기며 사는 방법을 배워야 하겠습니다..

'인간은 삶을 살려고 태어난 것이지, 삶을 준비하기 위해 태어난 것은 아니다'
-닥터 지바고 중에서-

압구리 별다방에서 동팡이는 자신있게 외칩니다..
"벤티 아이스 라떼 하나 주세요.."
왜 한국은 별다방보다 콩다방이 더 비싼걸까?..

"이아들..아버지가 아들 얼굴 좀 봅시다.. 다른집에서 아버지가 늦게 들어와서 아들 자는 얼굴만 본다는데.. 어째 우리집은 아들이 늦게 들어와서 아버지가 아들 자는 얼굴만 본다냐.."
서울 생활 한달만의 동팡이 파덜님의 말씀입니다..
"그럼..동팡이 사진 드릴까여?.."
가정폭력..이젠 사라져야 합니다..

유학 나간지 5년째.. 작년에 집안일로 3년만에 들어왔다 한달도 채 못 있다 나갔었고.. 올해는 비자를 바꿔야 하는 관계로..들어왔져.. 도착하자마자 비자 서류 준비하러 이리저리 뛰어 다니느라 정신없었고.. 비자를 받고 나자 제일 먼저 한 일은..출국 날짜 연기하기!!!

비자가 끝난후..7월말부터 동팡이는 아주 이른 시간에 다니고 있죠.. 거의 조간신문과 같이 들어오는 동팡이.. 없이사는 유학생..어찌 할증을 내고 다니겠습니까.. 강남역 2호선 첫차가 5시 33분인것도 첨 알았고.. 이러다간 집에서 출입국 사무소에 신고해서.. 입국 금지자 명단에 올려놓진 않을까..하는 불안감도 있지만..

나가면 들어오기 싫고..들어오면 나가기 싫고.. 사람속에 부대끼면서..사람들과 더불어.. 꿈에라도 학교로 들어가는 길이 보일라치면.. 밀레니엄 버그로 영장이 나시 나와서 재입대하던 꿈을 꾼 날처럼.. 진처리를 치면서 잠을 깨곤 하죠.. 머리맡의 전공서적이 아닌 무협지를 바라보면 다시 잠이 들고..

"야..우리 금욜 저녁에 무겁게 마셔주고..토욜엔 심하게 자주자.." 공부할땐 이렇게 동팡이에게 허락된 하루..이틀의 풀어짐이 너무 감사했고..
감기/몸살이 하루이틀로 마감되면 그게 운좋은 거라 여겼었고.. 무사히..미드텀..파이널을 넘김이 축복이라 여겼고.. 무탈하게 퀄을 끝내고..한 과정을 넘겼다는게..은총이라 생각했었죠..

그러나..서울에서의 생활을 정리하면서.. 인간의 간사함..그 끝은 어디일까..는 생각뿐입니다.. 하도 놀았는지..이젠 공부도 하고 싶어지더만요..시작하면 곰방 후회하겠지만.. 인천공항이 보일라치면..꼭 일병 휴가 복귀할때 보이는 위병소 같은 기분이..

 chapter 3 동팡이의 미국 이야기 - 76. (삶의 준비..)

  chapter 3 동팡이의 미국 이야기 - 77. (동팡 in Seoul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