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한 학위를 마치고..다시 지원을 했습니다.. 석사를 마치면 아주 당연히 박사를 지원해야 했겠지만..석사로 다시 지원을 했습니다.. (사실
박사도 한군데 지원을 했드랬습니다..나가리 나서 그렇지..)
한국에서 처음 유학을 준비할 즈음.. 나름대로 많은 정보와 자료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었지만.. 실상은 잘못된 것도 있었고..피상적인 것도
많았음을 여기와서 알았습니다..
미국에 와서 공부하면서 입학 전형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직접 볼수 있었고.. 무엇보다 교수와 더불어 숨겨진 강력한 영향력의 소유자..Program
Advisor/Secretary..
앞서 기회가 생길때마다 언급했었지만..유학에 정답이란 없습니다.. 입학 사정시에도 무수히 많은 경우가 생기고, 변수가 생깁니다.. 따라서
권하는 가장 기본적인 조언은 많은 학교를 지원하라..입니다.. 그 학교 안에서 무슨일이 어떻게 벌어지는지..무슨 내부적 변수가 있는지..모릅니다..
어드미션 기준도 천차만별입니다.. 서너달씩 묵혔다가..(쌓아두면 금 되나 부지..) 결과를 주는 학교도 있고.. 1-2주내에 모든 결정이
나는 과도 있고.. 과 교수들이 떼거리로 모여 심사하는 곳도 있을것이고.. 두서넛..심지어 한명이 뚝딱거리는 곳도 있을것이고.. 한국식으로
학점 몇%, GRE 몇% 이렇게 결정하는 프로그램도 있습니다.. (http://www.ite.poly.edu/fe/admission.cfm)
동팡이가 지원한 프로그램은 크게 세군데였드랬습니다.. Real Estate Development, Financial Engineering,
그리고..Statistics.. 전공의 선택부터, 그 지원 및 결과까지의 이야기입니다.. 누누히 밝히지만..제 경험은 하나의 케이스입니다..
이런 경우가 있었고, 이렇게 했다..라는 과정의 이야기입니다..
중간 어딘가쯤에 동팡이의 충격적인 GRE 점수가 공개될 예정입니다..^^;
"동팡아..이거
패턴찾아서 정리해보고..이러저러한 데이타만 추려바바.."
처음 인턴 동팡이에게 맡겨진 일은 150메가/200메가 넘는 텍스트 테이타에서 패턴을 찾아내는 일이었습니다.. 짐작컨데..슈퍼바이져..별
기대 안하고 시켰을겁니다.. 아마 노니 모하냐..라는 심정도 있을거구..봐라..우리 일 장난아니다..라는 의미도 있을거구..등등..
당근 데이타 열어보고 히겁한 동팡이도 보는데 의미를 두었었져.. 근데..꼴랑 두어시간 뒤..동팡이..그 엄청난 데이타안에서 패턴을 찾아냅니다..
두어군데 업체를 전전하며 대책없음을 말해주던 데이타 패턴을 초짜 인턴넘이 첫날에 잡아낸겁니다.. 그렇습니다..동팡 굼뱅이의 구르는 재주는
데이타 마이닝이었던겁니다..
이런 첫인상의 발판삼아..졸업 후 동팡이..그 회사에 있게 됩니다..하는 일은 데이타 모델링.. 데이타 찾고, 가공하고,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해 내는거..이것만 죽어라 합니다.. 그러면서 동팡이가 무엇을 잘하고..무엇에 재미를 느끼는지 확인 사살에 들어갑니다..
자기 자신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본인일겁니다.. 그러나 반면에 자기 자신을 가장 잘 모르는 사람도 본인입니다.. 내가 무엇을 잘 하고,
무엇에 소질이 있으면, 무엇을 좋아하는가.. 그렇지만, 과연 실제로 그것을 잘하고, 소질이 있는가?..
유학을 처음 나오고 준비할 시절..동팡이 전공에 대해 한점의 의아심도 품지 않았습니다.. 배운게 도둑질인데..그래도 하던 짓해야 하지 않겄냐..서당개
삼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구.. 본질적인 문제는 그것보다, 내가 무엇을 잘하는지..무엇이 좋은지 몰랐드랬습니다.. 보다 넓은 세상에서 그나마
조금이라도 공부를 하고, 경력을 쌓아서인지.. 아니면..나이를 한살이라도 더 먹어 세상보는 눈이 조금 달라진건지..
동팡이도 데이타 마이닝을 좋아라 하고..데이타 마이닝도 동팡이를 이뻐라 하고.. 그럼 무슨 데이타를 가지고 놀아야 될까?.. 동팡이는 10년
뒤에는 무얼 먹고 살것인가??..(머루랑 달래랑 먹으며 청산에 살지는 않을거고..) 다시 전공을 정하면 지금까지 내가 했던것과 같이 가야
하는가?.. 이제 본격적으로 데이타를 만진다는건 지금까지 했던 전공(정책중심의 도시계획)이랑 많이 다른데?..
공부를 다시 하겠다는 생각을 했고, 이젠 어떻게 무엇을 할것인가를 정하는 문제.. 단순히 3점난 다음에 고를 할까..스톱을 할까..를 결정하는
문제는 아닐겁니다.. 이때부터 동팡이 혈연/지연/학연에 총동원된 선택/확인/검증 작업이 들어갑니다..
처음 동팡의 생각은 지금까지 했던 것들을 바탕으로 살짝 틀어서 보태자..였습니다.. 그러나..몇달에 걸쳐 교수, 회사 담당자 등과 공적/사적인
만남을 통해 그건 박살이 납니다.. 과연 내가 제대로 하는게 모가 있던가?..남들 다 하는건 하나도 못하면서..남들 못하는거 몇개 하는게
좋은건가?..
소주 몇병을 시켰는지 기억도 못할 즈음..대놓고 한 소리하는 양반이 있었습니다..
"꼭 지금의 전공을 가지고 가겠다는 생각은 버려.. 안고 가야 한다는 생각이면 그게 오히려 부담으로 남아..했던것 안에서만 찾다보면
발전도 한계가 있다구.."
말하고자 하는 핵심은 "버려야 가벼워진다.." 였습니다..
"그래도 3년 넘게 했는데.."
"그 3년에 너무 연연해 하면 앞으로 30년을 발목 잡힐지도 몰라.. 나중에 둘 모두 어느 수준에 오른다음 그걸 하나 묶을수 있다면
너만의 훌륭한 무기야.."
올인이란 제목이 가슴깊이 와 닿는 시점은 바로 그 때였습니다..
그렇게 쉽게 버리고, 잊고 갈수 있었다면 오히려 쉬웠겠죠..말은 맞는 말이었지만.. 수없는 고민을 하고 생각을 했습니다.. 결국 결과물을
앞에 놓고 다시 고민을 하자..라는 생각에 다다랐습니다.. 아니 무엇보다..그렇게 전공을 무자비하게 틀면 과연 어드미션을 줄까?..라는
생각이 들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