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 미국온 담날 잠시 머물던 집에서 먹은게 '치즈발린 베이글'이었다. 한국에선 가게가서 일부러 사먹곤 했었는데, 여기서 한봉지 가득 사서 매일 먹을 수 있다는게 넘 기뻤다.

그래서 내 집이 정해지자마자 베이글을 한봉지 사고 딸기맛 치즈크림두 샀다. 토스트기에 살짝 꿉어서 치즈크림을 얹으면 스스륵 녹는게 진짜 맛났다. 목이 탈 땐 우유탄 후레이크를 간간이 먹었다 ^ ^ ㅋㅋ 간식먹듯 군것질 하듯 한달동안 베이글과 후레이크만 줄기차게 먹었다.

한달이 지나고보니 이넘에 빵은 먹어두 든든한 느낌이 없구 배고플때마다 먹어주니 살만찌고... 그래두 빵이 좋길래 ^ ^ ;; 식빵으로 바꿔봤다. 식빵을 우유랑 계란섞고 설탕 소금을 넣은데 푹 담궈서 구워먹었다. 촉촉하고 부드러운게 맛있었다. 근데 이것두 계속 먹다보니 느끼했다.

그담 주로 먹었던건 비빔면. 한국장에서 한국 비빔라면을 사와서 끓여먹었다. 그 개운한 초고추장의 맛. 캬~ 국수받치는 체까지 사서 열심히 해먹었다. 근데 이 역시 밀가리라서 속이 허~ 했다.

역시 한국사람은 밥을 먹어야 하나보다 싶어서 이번달부턴 밥을 주메뉴로 선택했다. 볶음밥. 옥수수&완두콩통조림을 넣고 상추부셔넣고 다진꼬기넣고 간장과 고추장, 그리고 양념 이것저것. (베트남 양념장-매포이?두 괜찮다) 그렇게 해서 후라이팬에 얇팍하게 깔고 볶다가 살짝 굽는다. 바닥이 노릇노릇하게 되면 고소한 맛이 그만이다. 김까지 부셔넣고 계란후라이까지 얹으면 영양가 최고의 진~짜 맛나는 밥이 된다. 그대신 이렇게 먹다보니 건강은 하나 살은 잘 안빠진다. ㅋㅋ

금방두 그렇게 만든 한그릇 점심식사를 들고 해커스를 보면서 먹었다. 해커스 보면서 밥을 먹으면 혼자 먹는 기분이 덜해서 좋다. ^ ^

물론 지금두 치즈먹은 베이글두 우유랑 계란 뒤집어쓴 식빵구이도 좋고 달콤새콤 비빔면두 넘 맛있다. 하긴 내가 안 맛있는게 어디있겠냐 마는... ^ ^ ;; 그래두 역시 밥이 젤루 든든하게 좋은 거 같다. 밥두 맛나게 먹었겠다, 할 일하러 가야 겠다~ ^ ^

며칠만에 또 글을 쓴다. 아빠께로부터 시를 받고... 그냥 지나칠 수 없어서이다.

내 글을 이전부터 본 해커스가족분들이 아시듯이, 난 월등한 실력의 소유자도 아니면서 단지 아빠의 못다이룬 평생 한을 풀어드리고자 이 긴 여정을 감히 선택했다. 어쩌면 난 운명적으로 아빠의 분신으로 태어났는지도 모르겠다.

아빠랑 성격이 젤 비슷해서였을까? 우린 너무도 자주 부딪혔고 삐걱거렸다. 유학준비할때도 합격통지를 받은후에도 아빠는 꾸중만 하셨다.

그런 아빠가 인천공항이 아닌 부산역에서 이별을 하겠다고 인천까지 같이 갈 자신이 없다구 하셨다. 기차가 떠나기 2분전, 아빠는 날 꼭 안아주시면서 그러셨다.

아빠: 우리 큰 딸, 사랑한다~ 이렇게 보낼 줄 알았으면 있을 때 잘해줄껄~ 유학준비하는 동안 꾸중한거 밖엔 기억이 안나는구나!
나: ㅠ.ㅠ 아빠~ 아빠 꿈... 큰딸이 꼭 이루고 올께요. 저두 아빠 많이 사랑해요~

그 후 3개월이 지났다. 그리고 아빠는 내게 시를 보내주셨다.

< 내 딸 OO >

그 날 나는 보내지 않았다
어제의 사랑에도,
내일의 외로움에도 떨지 않았다
내 작은 뒷모습도 숨겼다
이별을 즐기는 너의 웃음에서
긴 그리움의 시작을 알리는 아픔만 읽었다
같이 울게 해주소서! 크게 웃게 해주소서!

홀로 남은 애비는
이 밤도 눈물속에 별빛을 모은다
바다 저 편을 꿈꾸리라
그 곳에서 네 작은 손 꼭 잡고 등대지기를 노래하리라

다 자란 새끼들은 그렇게 둥지를 떠난다

- 2004. 10. 18. 딸을 그리워 하며, 교무실에서 쓰다.

내 책상앞 한 가운데엔 사진 딱 하나가 붙어있다. 아빠 사진...

아빠를 생각하면서 힘들어두 꾹 참고 열심히 살아가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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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편 - 2.from 베이글 to 볶음밥

미국편 - 3.아빠의 시를 받고...